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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리 오형제’, 제목만 보고는 빵 터졌지만
기사입력 :[ 2014-12-10 10:47 ]


‘덕수리 오형제’는 과연 B급을 지향한 것일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제목만 보고도 빵 터지는 영화가 있다. <덕수리 오형제>가 바로 그런 영화다. 어린 시절 “슈파 슈파 슈파 슈파-”하는 주제가가 흘러나오기만 해도 TV 앞에 우리를 불러 모으던 ‘독수리 오형제’를 살짝 비틀어 놓은 것뿐인데, <덕수리 오형제>는 어딘지 정감 넘치는 시골에서 벌어질 사건을 연상시키는데 성공한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대부분이 바로 이 제목이 주는 특유의 웃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덕수리 오형제>는 그런 제목만큼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까.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요즘 시쳇말로 “웃기지도 않고 감동도 없는” 그런 류의 영화가 되고 말았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덕수리 오형제>가 B급을 지향한 영화인지는 잘 알 수 없다. 부모가 실종되고 그 실종된 부모를 찾기 위해 배다른 오형제(정확히는 오남매)가 모여 사건을 해결해가면서 형제애, 남매애를 되찾는다는 그런 뻔한 이야기다. B급이 갖는 허술함이 웃음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하지만 그 클리쉐들만 가득한 전개 속에서 발견되는 허술함은 웃음이 아니라 떨어지는 완성도에 대한 불편함만을 느끼게 한다.

조폭의 이미지를 가져온(실제 조폭은 아니다) 송새벽이 윤리선생 역할의 샌님 이미지를 가져온 윤상현과 만들어내는 관계는 우리가 이미 <개그콘서트> 같은 콩트 코미디에서 무수히 봐왔던 설정들을 결코 뛰어넘지 못한다. 타투를 통해 엮어내는 웃음 코드도 전혀 새롭지 않다. 형이지만 동생 동수(송새벽)가 두려운 첫째 수교(윤상현)가 차츰 형 역할을 하게 되고 거기에 동수가 점점 형제애를 느껴가는 과정도 너무 정해진 설정이기 때문에 감동의 폭도 적을 수밖에 없다.



송새벽은 이 작품을 통해 무언가 연기 변신을 하고 싶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그 연기에는 여전히 과거 <마더>의 세팍타크로 형사나 <방자전>의 변학도에서 느껴지는 껄렁함이 묻어난다. 그가 가진 특유의 목소리는 그만의 확실한 존재감을 만들어냈지만 또한 완전히 다른 연기에 대한 숙제를 남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윤상현 역시 캐릭터나 역할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찬성이나 이아이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의 문제는 바로 이런 스테레오 타입화되어 있는 인물군들이 등장해 딱 거기에 걸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제목이 이끌었던 기대감은 그 클리쉐 가득한 인물들의 대사와 상황 전개가 뻔하게 결말을 예측하게 만드는 바로 그 지점에서 무너져 내린다.

이렇게 되니 마지막 반전 역시 그다지 놀랍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미 중반만 지나면 누가 범인인지 다 알 수밖에 없는 단조로운 전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덕수리 오형제>는 이런 스릴러적인 전개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코미디를 바탕으로 가족드라마적인 성격에 스릴러적인 요소, 그리고 나름 액션도 가미되었지만 <덕수리 오형제>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평이한 전개로 인해 제목의 기대감을 채우지 못한 영화가 되었다. B급을 지향했다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B급을 지향했다면 좀 더 장르를 갖고 노는 파격이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덕수리 오형제>의 장르 운용은 전혀 성공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영화 <덕수리 오형제>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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