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대 옷 입고 출국한 태양, 왜 질타 당했나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빅뱅이 일본 투어를 위해 출국하면서 태양이 입고 나타난 700만 원대 초고가 아우터에 대해 대중들은 민감한 반응들을 쏟아냈다. 그것은 단지 초고가라는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그만큼 버는 그가 그 정도 옷을 입는 것이 그리 이상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야상에 여우털로 뒤덮인 내피와 천연 라쿤퍼라는 후드가 달렸다는 사실은 심지어 태양에 대한 실망감으로까지 이어졌다. 단지 동물애호가들의 차원을 넘어 여우털과 천연 라쿤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봤어야 한다는 반응이다.

옷이란 껍데기에 불과한 것처럼 치부되다가도 때로는 그것을 입는 사람의 취향과 생각까지도 드러내는 어떤 것이 되기도 한다. 그 많은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대중들이 연예인들이 입은 옷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다는 것은 그것이 그만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옷은 안보이고 살만 보이는 레드카펫을 하나의 자신을 알리는 노출의 무대로 만드는 연예인들에게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국토부 조사 때 입고 나왔던 옷이 논란이 된 사실은, 어쩌면 옷이 그 어떤 말보다 더 정확한 진짜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말해준다. 사실 그녀가 당시 입었던 옷이 실제로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브랜드의 옷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그 옷에 대한 대중들의 추정과 분노는 옷이 갖는 상징성이 의외로 크다는 걸 잘 말해준다.



그러고 보면 지난 2014 MAMA에서 강소라가 3만9천 원짜리 드레스를 입고 나와 커다란 화제가 된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뒤늦게 이게 화제가 되자 소속사측은 “스타일리스트 팀이 평소에도 ‘브랜드나 가격보다는 강소라에게 어울리는 게 가장 먼저’라고 말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즉 그저 잘 어울려서 입은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저가의 드레스를 그 누구보다 멋지게 소화해낸 강소라에 대해 대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 옷을 통해 그녀의 ‘소탈한 성격’을 읽어낸 것이다. 강소라는 그 의상에 대해서 “오늘의상은 오프 숄더에 포인트를 줬다”고 밝히기까지 해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옷 한 벌이 그녀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줬던 것.

사실 태양처럼 성공한 아이돌이 얼마나 비싼 가격의 어떤 옷을 입는가는 전적으로 그의 자유일 것이다. 하지만 그 자유로 선택된 옷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남다르다. 대중들은 그들의 옷을 통해 그들의 생각과 개념까지를 들여다보려 한다. 700만 원대 아우터를 입은 사진 한 장에 그토록 대중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거기서 어떤 가려진 실체를 발견한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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