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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약해서... ‘명인본색’, 또 다른 달인 꿈꾼다
기사입력 :[ 2014-12-26 16:45 ]


‘개콘-명인본색’, 핑계 대는 세상에 대한 일침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몸이 약해서...” 요즘 <개그콘서트> 코너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명인본색’이 만들어낸 유행어다. 이 코너에 출연하는 개그우먼 이현정은 기모노 차림에 가부끼를 연상시키는 분장을 한 채 끊임없이 변명을 해댄다. “○○가 약해서...”라는 유행어는 이 갖가지 변명들을 웃음의 코드로 바꿔 놓는다.

“비위가 약해서...” 날 것을 못 먹는 일식집 사장이나, “실력이 약해서...” 요리대회 일등 상 훔친 사장은 그 자체로 빵 터진다. 매일 가게 잘 되라고 절에 올라가 기도를 드린다는 사장이 “신앙심이 약해서...” 일주일에 세 번만 간다고 하거나 “의지가 약해서...” 그냥 자느라 기도하러 못 갔다는 사장의 변명은 독특한 제스처와 목소리로 웃음을 준다.

‘명인본색’이라고 해놨지만 정작 명인으로 등장하는 이상구는 나올 때마다 허술함을 보여준다. 30년 동안 참치요리를 해왔다는 참치요리의 명인 이상구는 자못 진지한 일본주방장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거대한 참치 머리를 보고는 깜짝 놀라 뺨을 때리는 장면이나, 금가루는 안 뿌려주냐는 손님의 요구에 자신의 금니를 뽑으려고 하는 모습, 또 레몬을 뿌려준다면서 손에 흐르는 레몬즙을 마시고는 시어서 얼굴을 잔뜩 찡그리는 모습은 웃지 않을 재간이 없다.

‘명인’이라는 표현을 가져오고, “30년 동안 참치요리를 해왔다”는 식의 소개가 전제되는 이 코너는 상당부분 김병만이 해왔던 ‘달인’을 연상시킨다. “30년 동안 복어요리를 해왔다”는 명인이 복어를 손으로 잡지도 못해 당황해하는 모습은 김병만이 달인 코너 초창기에 달인이라 우기지만 사실은 허술했던 그 모습 그대로다. 중간 중간 명인의 무게감을 되살리기 위해 외치는 “이랏샤이마세!”는 “쓰미마생”을 “쓰마미생”으로 “아리가또고자이마쓰”를 “아가리또고자이마쓰”로 발음하는 순간 깨져버린다.



어찌 보면 ‘명인본색’은 반복적인 코드들의 나열처럼 보인다. 그것은 이 코너가 ‘달인’과는 달리 일식집이라는 기본 틀을 계속 유지한 채, 그 안에서의 상황만을 달리 변주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한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가 약해서...”라고 변명하는 이현정에 빵 터지고 “아가리또고자이마쓰”를 당혹스럽게 뱉어대는 이상구에 웃는 까닭은 그들의 연기력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달인’ 코너가 그러했던 것처럼, ‘명인본색’ 역시 허위 가득한 세상과 거짓말을 하고도 변명만 내뱉는 현실을 꼬집는다. 명인도 아니면서 명인이라고 주장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실제 모습을 살짝 보여주는 것. 현실과 달리 ‘명인본색’이 보여주는 위선은 그래도 귀여운 면이 있다. 허술한 ‘명인’의 캐릭터를 구축한 이상구나 뭐든 ‘약해서’ 못하는 변명쟁이 이현정에게서 인간적인 느낌을 갖게 되는 건 그래서다. 그 귀여운 캐릭터가 말하는 건 핑계대는 세상에 대한 일침이지만.

‘명인본색’은 개그맨들의 연기력과 독특한 유행어가 맞아 떨어져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일식집 상황으로만 지속하고 끝내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다. ‘달인’이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명인’들을 상황 속으로 끌어들이게 된다면 이 코너는 좀 더 확장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김병만처럼 이상구가 진짜 명인의 면모까지를 보여준다면 어떨까. 달인과는 비슷한 듯 또 다른 캐릭터를 명인에서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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