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3’, 금요일 판도를 흔들 수 있을 것인가

[엔터미디어=정덕현] 금요일 밤은 이제 콘텐츠들의 전쟁터가 되었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이 단 첫 회만에 9.68%(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고, KBS는 <스파이>를 2회 연속 금요일에 편성한 데 이어 <용감한 가족>을 신설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SBS도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로 육중완, 샘오취리, 손호준, 바로, 샘 해밍턴, 조동혁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반색하고 있다.

그리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BC <나는 가수다3>가 이 전쟁터로 돌아온다. 하필 이 전쟁터를 택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는 일이지만, 오히려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전쟁터는 다른 말로 하면 시청자들이 더 많이 유입된다는 의미도 된다, 장사를 해도 잘되는 곳에서 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법이다. 금요일 밤은 이제 그 ‘잘되는 요일’로 자리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3>는 이미 알려졌다시피 이수의 출연과 하차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결과적으로는 대중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지만, 과정에 있어서는 깔끔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어쨌든 이수측에서도 이런 대중들의 정서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 논란의 과정을 통해 동정여론을 일정 부분 가져간 것도 사실이다. 그의 과거 행실을 떠나 그가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라는 것만은 인정받은 셈이다.

당분간 가수 6인 체제로 가겠다고 밝힌 만큼 이제 남은 건 이 6인이 얼마나 대중들에게 파괴력 있는 무대를 보여줄 것인가에 <나는 가수다3>의 성패가 달렸다. 우선 라인업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번 <나는 가수다3>로 돌아와 사회까지 맞게 된 박정현은 노래 하나로 대중들의 마음속에 들어온 가수이고, 하동균 역시 <불후의 명곡>에서 들국화편에 나와 부른 ‘사랑한 후에’가 하나의 레전드로 남은 가수다. 음악 하나로 승부해 왔다는 점에서 이 두 사람은 <나는 가수다3>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일 것이다.



여기에 90년대 감성을 되새겨주는 소찬휘와 양파 같은 실력파 가수가 자리했다. 최근 90년대 열풍은 당대의 가수들을 현재로 다시 소환해내고 있다. <불후의 명곡> 이장희편에 들어온 권인하가 부른 ‘어머니의 자장가’는 세월이 흘러도 그의 가창력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라는 걸 보여줬다. 소찬휘와 양파도 마찬가지다.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한 그 무대는 중년 시청자들에게는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효린처럼 걸 그룹 아이돌이지만 보컬리스트로서 인정받는 신세대가 들어 있다는 점이나 스윗소로우 같은 하모니를 보여줄 팀이 있다는 건 <나는 가수다3>의 기존 시스템과의 변화를 보여준다. 효린이 들어와 <나는 가수다>가 <불후의 명곡>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어떤 면으로 보면 바로 이 <나는 가수다>라는 신화화된 무대는 그 자체로 이 프로그램의 족쇄가 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무대를 자꾸만 급으로 나누는 건 프로그램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국 음악의 다양성으로 승부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순위나 급이 아니라.



스윗소로우는 인터넷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투표결과가 보여주듯이 <나는 가수다>라는 무대에서 가장 약하다고 여겨지는 팀이다. 그것은 노래를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들이 하는 달콤한 하모니의 음악이 <나는 가수다> 무대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어찌 보면 <나는 가수다>에 대한 편견이다. 만일 스위소로우가 자신들만의 하모니로 이런 편견을 깨줄 수 있다면 더 많은 다양한 가수들이 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질 것이다.

음악이 주는 힘은 의외로 강하다. 거기에 여섯 명의 가수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를 덧붙인다면 그 힘은 더 큰 파괴력을 낼 것이다. 금요일 밤,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관찰 예능의 형태로 집중을 요구하는 반면, 조금은 느슨하게 마음을 풀어놓기를 바라는 이들이라면 <나는 가수다3>가 주는 음악의 감흥이 훨씬 더 마음을 잡아 끌 수도 있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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