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강예원의 눈물 왜 지지받지 못할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이게 무슨 예능이야. 다큐지.” MBC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2에 출연한 강예원은 군복에 이름표를 다는 것조차 힘겨워하다 결국 눈물을 터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강예원이었다. 입소할 때도 늦어서 혼이 나더니 체력 테스트에서도 탈락하고 어찌 어찌해 멤버에 합류했지만 이상하게도 소대장에게 계속 지적을 당하는 그녀였다.

사실 군대 와서 바느질을 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가뜩이나 시력도 안 좋아 렌즈를 끼고 있었지만 그것조차 빠져버려 커다란 돋보기를 낀 채 바늘구멍에 실을 꿰지 못해 소대장에게 부탁하는 그녀가 아닌가. 제식훈련에서도 지적을 당하긴 마찬가지였다. 오와 열을 구분하지 못하고 기준을 세워도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그녀는 이 겨우 이틀 동안 벌어진 모든 군 체험 앞에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니 뭐든 지적을 받으면 먼저 눈물을 또르르 떨어지는 건 어쩌면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두 번 있을 때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다. 너무 자주 눈물을 흘리는 강예원은 “울려고 군대 왔냐”는 얘기를 들을 입장이 되었다. 어느 정도 적응을 못해 흘리는 눈물이야 그렇다 쳐도 아무 때나 주루룩 흘리는 눈물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소대장이 “훈련생의 눈물 따위 받아주지 않아”라고 단호하게 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런 약한 마음은 자칫 전체 부대원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엠버의 그 유명한 한 마디를 만든 “잊으시오”의 눈물이 공감됐던 것은 그것이 단 한 번이었기 때문이다. 엠버는 군대언어의 혼동 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무력감에 눈물을 흘렸지만 오히려 군 생활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FM병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각개전투에서는 조교들이 놀랄 정도의 동작들을 보여줬고, 군복에 이름표를 달기 위해 바느질을 하는 것에서도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엠버가 긴장한 만큼 모든 일에 더 집중을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녀는 잔뜩 얼어붙은 듯한 얼굴로 모든 일에 열심이었다. 조교들의 잘한다는 칭찬에도 “선생님들이 있어” 잘 할 수 있다고 했고, 또 “동료들이 있어” 더 잘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엠버의 반전매력이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건 눈물 그 자체가 아니라 이 몸으로 부딪쳐 열심히 하려는 그녀의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즉 강예원의 눈물이 이해는 되지만 엠버처럼 지지받지 못하는 건 너무 과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바탕은 체력이다. 엠버는 체력 테스트에서 보여준 것처럼 여느 남자들보다 더 뛰어난 체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니 정신적으로 힘겨운 군 생활에서 남다른 체력이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강예원은 발목을 두 번이나 다친 경험을 가져 각개전투에서는 의무대로 열외되기도 했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 때문에 화생방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다가 결국은 부서지더라도 해야겠다는 의지로 복귀하기도 했다. 시력도 안 좋고 청력도 안 좋은데다 얼굴은 홍조증이 있는 그녀는 거의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 수준이다. 이 상황이라면 군대에 오는 것이 오히려 민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엠버와는 달리 강예원의 잦은 눈물에 시청자들이 그리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훈련생의 눈물 따위 받아주지 않아”라고 단호히 말했던 소대장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군대를 다녀온 이들이라면 눈물이 하등 군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고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이해할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너무 눈물 짜는 강예원의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건 자칫 그녀에 대한 비호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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