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김종국 군대 얘기, 소통일까 긁어 부스럼일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김종국은 요즘 대세다. 두 개의 프로그램이 그를 대세로 만들었다. 하나는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으로 터보라는 가수의 위치로서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런닝맨>의 중국판이 만들어지면서 예능인으로서 중국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그가 새삼스럽게 SBS <힐링캠프>에 나오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굳이 군대 얘기를 꺼냈다. 이경규가 “현역으로 가지 않았죠?”하고 질문하자 “공익근무요원으로 있었다”고 답한 그는 “제 인생에 있어서 군대라는 게 부끄러운 단어가 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군인이었고 국가유공자인 아버지 얘기를 꺼내며 그에게 “군대라는 건 자랑스러운 단어였지 부끄러운 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에게는 꼬리표처럼 달려 있는 ‘공익’이라는 단어에 대해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당시 의사의 말은 그의 척추측만증이 “의학교과서에 실려야 한다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 때 당시에는 그래서 “나라가 정해준 것”을 굳이 거스르고 현역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연예인인 자신의 입장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현역을 갔어야 했었다는 것이다.

김종국의 군대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는 사실 과한 면이 있다. 즉 그는 군대를 기피한 것이 아니다. 면제를 받은 것도 아니고 단지 현역이 아닌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는 것에 대한 비난이다. 그가 현역이 아닌 것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된 것은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그의 캐릭터 때문이다. 그는 <엑스맨> 때부터 <패밀리가 떴다> 그리고 현재의 <런닝맨>까지 줄곧 ‘능력자’ 캐릭터였다.

엄청나게 잘 달리고, 누구든 척척 제압할 정도로 힘도 센 그에게 ‘공익’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건 분명하다. 그가 최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도 바로 이 ‘능력자’라는 캐릭터가 한 몫을 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런닝맨>의 핵심적인 사안이 이름표 떼기의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첫 회에 출연한 그는 무지막지하게 상대방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줘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는 예능이 만들어내는 캐릭터 이미지가 상당 부분 작용했을 것이다. ‘능력자’ 캐릭터는 <뽀빠이>에 나오는 부르터스처럼 그냥 세워놓기만 해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나올 수 있는 캐릭터다. 마치 톰과 제리 같은 관계를 만들 수도 있고, 때로는 그 놀라운 능력이 만들어내는 예능 그 이상의 느낌은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강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의 이런 캐릭터는 군대문제를 스스로 끄집어낸 원인이 됐다.

방송 이미지가 실제 그 자체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에게 있어서 이미지란 사실상 실체에 가까운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이미지의 힘을 통해 활동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훨씬 더 리얼을 요구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연예인의 일상이 연예생활 그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연예인으로서 이미지가 그렇다면 거기에 걸맞는 선택과 행동을 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는 얘기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더 이상 가면이 아니고 실제이길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공익근무를 끝낸 김종국이 시간을 되돌려 현역을 갈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니 남은 건 이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솔직히 밝히고 납득을 시키는 일일 수밖에 없다. 그가 늘 찜찜함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군대 이야기를 굳이 <힐링캠프>에서 꺼낸 건 그래서일 것이다. 그것이 소통이 될지 아니면 잠잠하던 걸 끄집어내 긁어 부스럼이 될 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어쨌든 그는 피하지 않고 대중들에게 소통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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