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김부선과 장동민 리액션을 살리는 길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이것은 리얼한 리액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까, 아니면 편집을 통한 고도의 디스일까. KBS <작정하고 본방사수>에 나온 김부선과 장동민의 말이 화제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각각 MBC <나는 가수다3>와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 대해 비난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냈다. 마치 KBS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MBC의 두 프로그램을 저격한 듯한 모양새를 만들었다.

김부선은 <나는 가수다3>에 나온 효린을 보며 대놓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다. “진짜 빵빵한 가수는 안 나오고 댄스 가수만 경연에 올렸다”며 “짜증 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김부선의 의견과는 반대로 딸 이미소는 “아니다. 되게 실력 있는 가수다”라고 효린을 두둔했지만 김부선은 “저게 잘 하는 거야? 진짜 못하는데?”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호소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장동민은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서 계속 오열하는 강예원을 보며 “제발 그만 좀 울어라”라고 말했다. 또 여군특집에서 편지를 쓰며 우는 장면들이 실제 군대생활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박하선이 감정이 북받쳐 차마 편지를 읽지 못하고 “잠시 후에 읽으면 안되겠냐”고 하자 장동민은 “아주 자유네. 모르는 사람은 군대가 진짜 저런 줄 안다. 근데 저럴 시간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이런 리액션은 누구나 TV를 보며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것은 그저 각자의 취향이고 생각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가감 없는 리액션이 <작정하고 본방사수>가 꽤 괜찮은 대중들의 비평기능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거기에는 호불호가 리얼하게 드러날 뿐, 어떤 특정한 목적이나 감정은 전혀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부선이나 장동민이 이런 특정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자신의 불만을 털어놓는 건 하등 잘못된 것이 없다. 좋은 것만 내보낸다면 그것은 <작정하고 본방사수>를 그저 또 하나의 홍보 프로그램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는 미묘한 지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즉 비판의 목소리를 가하는 프로그램이 자칫 타 방송사에 집중되게 되면 그 형평성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KBS의 프로그램이 MBC의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듯한 인상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오해받을 소지도 다분하다.

이 프로그램은 리얼한 리액션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것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출연자가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이야기가 관건이 된다. 오히려 어떤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이 자기검열을 하게 되면 이 프로그램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오해의 소지를 없애려는 균형 감각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판은 해야 한다. 하지만 편집의 균형은 중요하다.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과거 장동민의 입을 통해 <개그콘서트>를 비판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도록 장수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이제 막 시작하는 <나는 가수다3>나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 대해 한 마디로 단정해버리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새로 시작하는 자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똑같이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 즉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출연자들은 이것이 KBS 프로그램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균형 있는 비판은 과연 가능할까.

<나는 가수다3>의 가수 구성이나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의 반복되는 눈물에 대한 불만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부선이나 장동민의 리액션은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너무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에만 집중하는 듯한 인상은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적절한 배려와 균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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