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결’에 진짜처럼 몰입하는 시청자 무시하진 마라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또 열애설이 터졌다. 이번에는 이 프로그램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커플로 주목받고 있는 김소은이다. 김소은은 <우결>에서 송재림과 가상결혼 커플로 닭살 멘트는 기본이고 수위가 꽤 높은 스킨십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주춤했던 <우결>의 인기를 다시 견인차한 커플이기도 하다.
그런 김소은이기에 한 매체가 보도한 손호준과의 열애설은 <우결>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손호준 측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사귀는 건 아니다”라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우결> 측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부인을 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다. 열애설은 <우결> 출연자에게도 타격을 주지만 프로그램 자체에는 치명타를 안긴다.
만일 열애설이 진짜라면 <우결>은 일종의 가짜 방송을 한 것이 된다. 물론 <우결>의 결혼이 진짜는 아니다. 하지만 가상 설정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나오는 리액션들은 진짜이며, 프로그램에 임하는 출연자들 역시 최소한의 어떤 진정성이 요구된다. 그러니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그 관계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상대방은 물론이고 프로그램에 대한 도리이자 예의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나아가 이들의 가상 결혼을 몰입하며 봐온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한참 그 안에서의 알콩달콩한 관계에 대해 반신반의하며 그래도 몰입해 봐왔던 시청자들에게 난데없는 열애설은 배신을 당한 듯한 느낌마저 주게 된다. 이것은 아마도 열애설에 휩싸인 출연자의 상대역에게도 똑같은 충격을 줄 것이다. 이번 김소은 열애설로 송재림에 대한 동정론이 생기고 있는 건 그래서다.
<우결>의 열애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현재 출연중인 홍종현이 애프터 스쿨 나나와 교제중이라는 열애설이 터진 바 있다. 결국 양측이 나서 그저 오빠 동생 사이라고 강력 부인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열애설이 터지고 나면 <우결>에서의 관계가 예전처럼 살갑게 다가오기는 어렵다. 열애설 자체가 <우결>에도 출연자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 되는 것이다.
과거 오연서와 이준 커플은 오연서가 이장우와 교제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프로그램 하차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열애설은 <우결>의 태생적인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진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짜는 아닌 애매모호한 위치가 바로 <우결>의 아슬아슬한 관전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그 선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순간 낙마의 위험성이 생겨나는 것.
사실 따지고 보면 <우결>의 가상커플은 말 그대로 하나의 설정일 뿐 진짜가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이미 오래도록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가상커플로 지냈던 그 무수한 연예인들 중 실제로 결혼에 골인한 커플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이건 송재림이 우스개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모를 듯 던졌던 “비즈니스”의 영역일 지도 모른다.
다만 프로그램은 이제 제작진 일방에서 만들어지는 그런 것이 아닌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래서 이들 가상커플을 진짜처럼 몰입하는 시청자들을 무시할 수도 또 무시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만일 이런 열애설이 또 몇 차례 반복된다면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 때는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를 보여주며 <우결>이 시청자들과 이어온 썸은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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