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부재의 클라라, 그 허상이 말해주는 것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클라라의 회생은 이제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공개된 사적인 메신저 내용들로 인해 애초 그녀가 주장했던 ‘성적 수치심’이 역풍을 맞았던 건, 이런 분쟁에서조차 그녀가 ‘성적인 이미지’를 활용하는 듯한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사실 대중들에게 클라라가 주는 이미지란 어떤 콘텐츠를 통한 것이 아니다. 그녀는 여전히 ‘레깅스 시구’의 이미지에 머물러 있다. 또한 공개된 메신저 내용을 통해서 드러난 것처럼 그녀의 존재감은 간간히 인터넷에 올라오는 섹시 화보와 그로 인한 검색어 순위 정도에서 드러날 뿐이다.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 이런 이미지는 그녀에게는 오히려 큰 독이 되었다. 게다가 그녀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했던 앞뒤 맞지 않는 이야기들은 이번 사건과 맞물리며 ‘거짓말’의 이미지까지 덧붙여 놓았다. 클라라는 오는 5월 방송 예정인 <정글의 법칙-필리핀> 출연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진정성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예능 콘텐츠에서도 그녀의 입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영화 <워킹걸>은 별다른 주목도 받지 못하고 내려졌다. 이 영화를 통해 클라라가 가져간 이미지라는 것도 결국 ‘섹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제작발표회에서 정범식 감독이 촬영 과정에 있었던 비화를 얘기한 것은 심지어 ‘성희롱’ 논란이 생길 정도였다. 이에 대해서 감독은 사과했지만 결과적으로 말하면 클라라의 섹시 이미지가 영화의 홍보를 위해 활용된 면이 있다는 것이다. 클라라는 반복해서 섹시 이미지를 꺼냈을 뿐,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이지 못했다.

클라라가 발표한 귀요미송 역시 레깅스의 기억만을 남긴 채 ‘무리수 콘셉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신 타이즈를 입고 무대에 선 그녀는 그 섹시 이미지의 굴레를 전혀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의 노래를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클라라가 걸어온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얼마나 그녀에 대한 인지도가 허상에 가까운가를 재확인할 수 있다. 결국 연예인이라고 해도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특화된 하나의 영역을 갖는 것이다. 배우든, 가수든, 예능인이든 어느 한 가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지 드러나 보이는 것일 뿐 지속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다. 결국 연예계의 활동은 콘텐츠를 통해서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능인으로서 클라라는 ‘진정성 부재’의 이미지 때문에 거부될 수밖에 없고, 배우로서의 클라라는 ‘연기 부재’의 이미지 때문에 캐스팅되기가 어렵게 되었다. 노래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 클라라에게서 가수의 이미지를 발견하기 힘든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것은 클라라 위기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소속사와의 분쟁 사태도 사태지만 그녀에게 닥친 진짜 위기는 이러한 콘텐츠 부재에서 나온다.

과거 그저 빛나는 스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던 시절이라면 그나마 클라라의 한 자락 섹시 이미지가 연예계 활동을 하는 작은 발판이 되어주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은 스타에게도 그만이 갖는 직능을 요구하는 시대다. 배우라면 연기를, 가수라면 노래를, 예능인이라면 거기에 걸 맞는 끼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스타라는 허상은 이제 빛을 잃기 마련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영화 <워킹걸>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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