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프로 혹은 파일럿으로 채워지는 명절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이제 명절은 방송사에겐 특별한 시간으로 자리한 것 같다. 명절에 걸맞는 특집을 새롭게 제작해 방영하기보다는 자사에서 잘 나가는 프로그램들을 ‘스페셜’이라는 이름을 붙여 재편집 방송하는 것이 한 가지라면, 파일럿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이 다른 한 가지다.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방송3사는 ‘설 특집 스페셜’들을 일제히 내놓았다. 사실 제목은 스페셜이지만 사실상 재방송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스페셜의 면면을 보면 지금 현재 방송3사의 어떤 프로그램들이 가장 뜨거운가를 가늠할 수 있다.

KBS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설 특집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것은 송일국 삼둥이네 이야기다. 현재 KBS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장 뜨겁다고 말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그 중에서도 유독 삼둥이네를 집중적으로 편집해서 보여줬다. 그만큼 삼둥이의 존재감이 이 프로그램에 절대적이라는 걸 말해준다. KBS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가족 특집 또한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도 KBS에서 준비한 설 특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1박2일>과 <개그콘서트>다. 명절에 부담 없이 챙겨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스페셜 단골 프로그램이다.

MBC는 <무한도전> ‘토토가’를 설 특집으로 연속 6시간 편성했다. 이 특집이 만들어낸 사회적인 파장을 염두에 둔 편성이다. 이 설 특집에는 다큐로 만들어진 토토가 이야기와 토토가 무대, 그리고 방영됐던 <무한도전>이 모두 망라될 예정이다. MBC는 <무한도전> 이외에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을 설 특집으로 배치했다. MBC의 대표 예능으로 자리한 두 프로그램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MBC는 이 밖에도 이제는 명절 시즌제 프로그램이 된 <아육대>가 편성되어 있고 <복면가왕> 같은 파일럿이 올라와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SBS가 설 특집으로 재편성한 프로그램 중 가장 집중하는 건 역시 <정글의 법칙>이다. SBS는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 족장의 진화를 재구성해 보여주었고, 이어 최근 방영되고 있는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도 재방송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중국에서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런닝맨>이나 명절 특집으로 잘 어울리는 <케이팝스타> 역시 명절에 부담 없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어김없는 설 특집으로 편성되었다. 또한 SBS는 파일럿으로 <썸남썸녀>가 방영되어 괜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이경규의 모녀가 나오는 것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아빠를 부탁해>를 파일럿 방영할 예정이다.

이제 명절 프로그램들을 보면 그 방송사에서 어떤 프로그램들이 주목받고 있는가를 확연히 알 수 있게 된다. 또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는가도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명절에 걸맞게 새로 제작하는 특집 프로그램들이 생각만큼 많이 없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물론 파일럿을 시험하는 장으로서 명절은 전략적인 시간으로 매력적이지만.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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