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를 통한 선택, ‘우결’ 승부수 과연 통할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남궁민과 홍진영, 홍종현과 걸스데이 유라가 하차하고 새 식구 네 사람을 투입시킨다고 밝혔다. 새 식구로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씨엔블루의 이종현, 쥬얼리의 예원, 배우 공승연, 가수 헨리다. 주목되는 건 이들이 처음부터 커플이 정해진 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1:1 데이트를 통해 일종의 탐색기를 가진 후 상대를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은 커플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입장이다.

이런 방식이 도입된 건 그간 열애설로 인해 진정성 논란이 여러 차례 불거지면서 출연자들의 선택에 어떤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결정한 것이니만큼 이를 파기하고 열애설을 만든다면 그에 대한 책임론도 해당 출연자가 온전히 가져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실제 결혼에서의 외도 같은 뉘앙스를 풍길 테니까.

하지만 이런 선택의 과정은 <우결>의 관찰카메라 같은 스토리텔링을 자칫 짝짓기 프로그램처럼 만들 수 있다. 누가 누구를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는가 하는 점에 집중하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양상이다. 물론 이것은 초반부에 커플을 결정하는 단계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진행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결> 본연의 색깔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선택의 과정을 통해 출연자의 진심이 묻어나게 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취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네 사람을 섭외한 제작진이나 섭외된 네 사람이나 서로 마음에 맞지 않아 커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사실 <우결> 같은 가상 부부 콘셉트를 내세운 프로그램에 출연자를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이것은 출연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 결심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양자가 모두 어렵게 선택한 일을 커플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과연 포기할 수 있을까.



가상을 진짜인 것처럼 하는 것이 콘셉트인 <우결>은 바로 그 성격 때문에 이러한 출연자들이 커플을 스스로 선택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그것이 진짜인지 아니면 가짜인지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것은 제작진이 의도했다기보다는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끼는 부분이다. 즉 <우결>의 진정성 논란은 프로그램의 태생적인 문제이지 이런 출연자들의 책임 소재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결>이 처음 탄생했던 시점에는 아직까지 리얼리티 TV 콘셉트가 100% 국내에 정착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따라서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콘셉트는 마치 리얼 버라이어티가 리얼리티쇼 이전에 어떤 완충지대로서 등장한 것처럼 당대에 적합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지금은 일반인 리얼리티쇼까지 지상파에 등장하고, 그것이 부담 없이 받아들여지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런 변화는 가상 결혼이라는 <우결>의 콘셉트가 이제는 덜컥거릴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이다.

지금은 차라리 리얼로 하던가 아니면 내놓고 가상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편이 <우결>의 진정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진정성 논란에 휘말리며 연예인 띄우기 홍보 프로그램의 하나로 인식될 위험성이 있다. 데이트를 통한 커플 선택은 미봉책일 뿐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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