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4’ 케이티 김·릴리M이 함께 톱6가 됐다는 건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실로 SBS ‘K팝스타4’의 케이티 김은 숨겨진 잠재력을 이 무대를 통해서 비로소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지난 무대에서 불렀던 ‘니가 있어야할 곳’이 그 잠재력을 끄집어낸 자리였다면 톱6를 뽑는 이번 무대에서 그녀가 부른 ‘인디언 인형처럼’은 그녀의 색깔을 확실히 해주는 자리였다.

케이티 김은 엉뚱하다. 느릿느릿 한 자씩 떼어서 하는 말에서는 그 엉뚱함이 묻어난다. 그런 그녀가 무대에 오르면 마치 신기가 내린 것처럼 다른 눈빛을 보인다. 그 느릿한 말투로는 도무지 따라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리드미컬한 리듬을 잘도 타면서 노래를 부른다. 거기에는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기막힌 소울이 들어있다. 어찌 보면 옛 가수인 김추자를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니 케이티 김 같은 발군의 가창력과 독특한 자기 색깔을 가진 출연자가 톱6에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놀라운 재능과 끼의 후보자가 오른 무대이기 때문에 그 무대에 함께 오르는 누군가가 이해되지 않는 일이 생긴다.

바로 릴리M이 그렇다. 아직 어린 나이이고 그렇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더 클 수도 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란 말만큼 애매한 것이 없다. 타고난 재능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재능도 노력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성장 가능성이란 말 그대로 하나의 가능성일 뿐 그 자체로 현재의 가치가 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릴리M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가진 호감은 귀엽고 예쁜 외모와 타고났다고 하는 끼 정도가 아닐까. 양현석은 시종일관 릴리M에 대한 이런 호감을 표현했고, 다른 심사위원들도 아빠 미소를 지으며 심사에 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외적인 것이 심사의 기준이 된다면 그것은 스타를 뽑는 오디션이어야지 가수를 뽑는 오디션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릴리M의 노래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월등히 잘 한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저 평이한 정도지만 톱6에 올라갔다. 그것도 최종적으로 그레이스신 같은 가창력과 무대 매너의 소유자를 상대로 그녀가 올라간 것. 이 부분은 사실 납득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K팝스타4’가 오디션으로서 기능을 하려면 확실한 이 프로그램만의 심사기준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에스더 김이나 정승환, 박윤하, 케이티 김은 저마다 자기만의 개성과 가창력의 소유자이니 톱6가 당연하게 다가온다. 이진아는 가창력과는 별개로 싱어 송 라이터로서 확고한 자기세계가 있으니 논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릴리M은 도대체 음악적으로 어떤 가능성을 보여 톱6에 올라가게 된 걸까.

케이티 김 같은 놀라운 참가자를 보며 역시 ‘K팝스타’야 하고 반색하다가도, 그 무대에 같이 오르는 것이 과연 적합할까 싶은 무대를 접하고 나면 실망감이 더 커지는 걸 어쩔 수가 없다. 괜찮은 참가자들의 괜찮은 기량들이 돋보인 ‘K팝스타4’지만 이 형평성의 문제와 심사기준의 애매모호함은 보는 이들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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