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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감성변태’ 캐릭터 앞으로도 유효할까
기사입력 :[ 2015-04-07 15:37 ]


콘서트 발언 논란이 유희열에게 남긴 숙제

[엔터미디어=정덕현] “내가 공연을 할 때 힘을 받을 수 있게 앞자리에 앉아계신 여자 분들은 다리를 벌려 달라. 다른 뜻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고 음악을 들으란 뜻이다. 아시겠느냐.” 유희열이 콘서트장에서 한 이 발언은 때 아닌 성희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다리를 벌려 달라’는 말만 떼어 듣게 된다면 실로 당혹스런 발언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논란이 생기자 유희열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의 정황을 얘기하면서 사과의 말도 전했다. “아무리 우리끼리의 자리였다고 해도 이번 공연 중에 경솔한 저의 가벼운 행동과 말에 아쉽고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셨을 텐데 무척이나 죄송해지는 밤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아끼고 간직해 온 기억들도 한 마디의 말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더 깊게 새기면서 살아가야겠단 생각에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 집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유희열의 사과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도 밝히듯 유희열과 그를 잘 아는 팬들이 가진 ‘우리끼리의 자리’였지만 그래도 그런 농담이 낯선 이들도 있었을 게다. 하지만 이것이 성희롱으로까지 비화되어 확대 해석되고 논란으로까지 이어지는 건 조금 과한 면이 있다. 그것은 그런 말이 나오게 된 앞뒤 정황을 살펴보지 않고 그 자극적인 말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희열은 분명 이 ‘다리를 벌려 달라’는 말이 ‘다른 뜻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고 음악을 들으란 뜻’임을 밝혔다. 게다가 유희열의 이런 농담은 그가 갖고 있는 ‘감성 변태’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반영된 것이다. 유희열의 야한 농담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기 보다는 웃게 만든다는 점에서 ‘변태’라는 단어에 ‘감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니 이런 캐릭터의 연장선에서 이 농담을 받아들인다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물론 ‘다리를 벌려 달라’는 말은 지금껏 유희열이 방송을 통해 해왔던 농담 수위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이것은 방송 상황이 아니라 콘서트장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래도 유희열의 팬들이 많이 모인 자리일 수밖에 없고, 또 외부에 개방된 그런 공간도 아니니 조금 더 센 농담이 나왔을 수 있다. 적절한 발언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중요한 건 이번 논란으로 유희열이 자신이 갖고 있는 ‘감성 변태’라는 캐릭터가 앞으로도 유용한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는 일이다. ‘감성 변태’라는 표현 속에는 조금은 마이너한 정서가 깔려 있다. 그래서 스스로를 변태라 캐릭터 짓고 젠 체 하지 않는 모습은 신사인 척 가장하는 기득권들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마이너의 위치에 유희열이 서 있을 때의 이야기다. 유희열은 최근 들어 ‘K팝스타’ 시즌3과 시즌4에 계속해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처음에는 마이너의 입장에서 메이저들인 박진영, 양현석과 대결구도를 갖는 모습으로 그는 참신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4로 들어오면서 유희열은 마치 박진영, 양현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마이너 느낌보다는 이제 어엿한 메이저의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유희열이 가진 이런 이미지의 위치 이동이 아마도 이번 논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조그마한 콘서트장에서 팬들과 만나 ‘우리끼리’ 하곤 했던 야한 농담들도 이제는 세간의 많은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혹자는 신동엽처럼 스타 MC면서 섹드립을 해도 논란이 되지 않는 상황도 있다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신동엽은 그 본업이 코미디다. 코미디가 가진 마이너적인 이미지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희열은 이제 진지하게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져봐야 할 때다. 예능인이 아니라 음악인으로서 ‘감성 변태’라는 캐릭터는 여전히 유용한가. 만일 유용하다면 어느 정도 수위까지 대중들은 허용할 것인가. 아마도 방송 수준 정도로 콘서트에서도 유지한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합리적인 수준의 농담 수위로 여겨지니 말이다. 여러모로 이번 논란은 위상이 달라진 유희열의 이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안테나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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