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은 어쩌다 이 바닥까지 이르렀을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서세원은 아내 서정희를 폭행했다는 혐의로 서게 된 공판에서 잘못을 시인하긴 했지만 극구 “목을 졸랐다”는 사실은 부인했다. 그것이 사실로 인정되면 폭행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서세원은 서정희가 “정신 질환을 앓았으며 목에 난 상처는 자해의 흔적”이라고 반박했다.

서정희가 지난 4차 공판에 한 증언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그녀는 서세원이 자신을 “요가실로 끌고 가서 바닥에 눕힌 뒤 배 위에 올라타 한 손으로 전화를 걸고 다른 손으로 목을 졸랐다”고 말했다. 그녀는 심지어 “순간적으로 오줌을 쌌고 혀가 튀어나오고 눈알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안은 단순한 다툼이나 폭행 그 이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일이다. 서세원은 다른 사실들에 대해서는 선선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유독 이 ‘목을 졸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자신은 목을 조른 적이 없고 서정희가 일방적으로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여자로서 이런 수치심이 들 수 있는 부분까지 털어놓고 있다는 것은 그간 서정희가 겪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얼마나 컸던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녀는 수차례 언론을 통해 그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지난 4차 공판에서는 그녀가 서세원에 의해 모든 사회생활을 차단당했고 결혼 내내 욕설과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혼이 아닌 포로생활”이었다는 것.

이러한 서정희가 언론에 토로한 내용들 때문에 서세원은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언론을 상대로 한 서정희의 무분별한 발언으로 나는 한순간에 착하고 예쁜 아내를 성폭행하고 감금한 파렴치한 사람이 됐으며 지난 삶에서 쌓아 온 인격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목사로서 하나님 앞에 다짐했던 모든 것들도 무너져 버렸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서세원의 호소와 부인에도 대중들의 시선은 차갑게 식어 있다. 이미 서세원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설사 그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가 주장하는 서정희의 ‘정신질환’이나 ‘자해’에 그의 책임은 전혀 없는 걸까. 그녀가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결코 그냥 생긴 일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걸 증명하고 있는 건 과거 그들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다. 한때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서세원은 이미 사라져버린 지 오래고, 그 밝던 서정희의 모습은 눈물로 얼룩져 있다. 지난 21일 있었던 5차 공판에서 서세원은 최후진술로 “죄송하다. 드릴 말씀은 없고, 어쨌든 가정을 못 이끌었던 제 부덕이다. 죄송하고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세원에 징역 1년9개월을 구형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