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다른 유승준의 해명과 병무청의 이야기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유승준이 아프리카TV를 통해 과거 병역기피로 입국거부가 된 상황에서 나왔던 온갖 구설수들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했지만 그것은 또 다른 쟁점을 만들고 있다. 그것은 그의 해명이 병무청측의 이야기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병무청은 유승준이 당시 국방부 홍보대사를 했다고 했지만 유승준은 이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금연 이외에 홍보대사를 한 기억이 없다”며 “만약 회사에서 한 것이라면 너무 바빠서 상황을 몰랐을 것”이라며 “어쨌든 기억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허리디스크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그에게 병무청측에서 업무가 끝난 후 연예활동을 해주는 편의를 봐주려고까지 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그는 전혀 그런 것은 없고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 영장이 나온 상태에서 출국이 불가능한 그를 위해 병무청 직원 2명이 보증을 섰고 두 명이 동행을 했다는 이야기도 동행을 한 건 사실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보증을 선 것도 출국 이후에 알았고 그들은 자신이 모르는 인물들이라고 했다. 그가 돌아오지 않아 당시 보증을 선 병무청 직원들이 피해를 봤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었다는 것.

왜 이렇게 유승준의 이야기와 병무청의 이야기가 다른 걸까. 유승준이 아프리카TV를 통해 해명방송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부터 병무청은 줄곧 단호한 입장을 보여 왔다. 유승준이 아니라 스티브 유라고 지칭하면서 그는 외국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입국금지는 병무청측에서 선처하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영원히 한국 국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무청으로서는 당시의 상황이 마치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병무청이 나서서 혜택을 주려 했는데 오히려 돌아온 건 국적 포기였으니 말이다. 아마도 당시 이 일에 연루되었던 이들은 이 문제로 상당한 추궁을 받았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니 지금에 와서 사과니 해명이니 하는 유승준의 이야기는 황당하게 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승준은 해명방송을 통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각각의 사안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거나 언론 혹은 소속사나 부모 때문이었다고 책임을 전가하거나 혹은 기억에 없다는 말로 일관했다. 즉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보도된 내용이나 발표된 내용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반박을 했던 셈이다.

13년이나 지난 일이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아니면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처럼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은 유승준으로서는 해결의 실마리가 좀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이 문제는 악화된 대중정서에서 비롯되는 일이지만 또한 그 키를 쥐고 있는 건 병무청의 선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유승준의 해명은 오히려 골만 더 깊게 만든 격이 되었다. 그것이 설사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아프리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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