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이윤석 같은 후배가 있는 이경규가 부럽다

[엔터미디어=정덕현] 이경규는 왜 스승으로 후배 이윤석을 꼽았을까. SBS <힐링캠프>는 ‘스승님, 오 나의 스승님’이라는 주제로 MC들이 스승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의외로 이경규가 이윤석을 자신의 스승이라고 지목했던 것.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낚시터에서 이 주제로 이윤석을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적어왔다는 이경규는 그 하나하나를 들려주었다.

그 첫 번째는 무언가를 고민하고 결정할 때 상의를 많이 했던 인물이 이윤석이었다는 것이었다. 소속사를 정할 때도 이윤석의 의견을 많이 물었고, 또 영화를 할 때도 국문과를 나온 이윤석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의견을 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윤석이 보여준 휴대폰 문자 메시지에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들이 뻬곡하게 담겨져 있었다.

그렇게 상의를 많이 하고 의견을 묻지만 거기에 대해서 이윤석은 충고를 하지 않는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다. 이경규 자신은 과거 선배들에게도 충고를 해 욕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이경규의 이 이야기에 이윤석은 “결국은 해결책을 스스로 잘 찾아가시기 때문”에 충고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세 번째 이유로 이경규는 자신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이가 이윤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술을 두 차례나 했는데 찾아온 연예인은 이윤석뿐이었다는 것. 딱히 주위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이경규 역시 “너만 오면 됐다”는 속내를 밝혔다. 문병을 온 이윤석이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어 밖에서 30분 정도를 기다리고 들어와서는 깰 때까지 앉아있다는 이야기는 그가 얼마나 타인을 배려하는가를 잘 말해주었다.

네 번째 이유는 이윤석에게 자신이 누군가의 뒷담화를 해도 이야기를 전하지 않는 것이라고 이경규는 말했다. 게다가 그 이야기에 맞장구까지 쳐준다는 것. 심지어 서경석 뒷담화를 했는데도 말을 전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떠는 이경규에게 이윤석은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거기에서도 발견되는 건 이윤석의 남다른 인간관계였다.



그렇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일까. 잘 눈물을 흘리지 않지만 이윤석 앞에서만은 울어봤다고 이경규는 털어놨다. 과거 고 김형곤 선배가 돌아가셨을 때와 강아지가 죽었을 때 못내 괴로워 눈물을 쏟아냈다는 것. 그 때 이윤석은 데굴데굴 구르며 우는 이경규를 안고 바닥에서 같이 굴렀다고 한다. 그렇게 눈물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것이 이경규가 이윤석을 스승으로 생각하는 다섯 번째 이유였다.

여섯 번째 이유는 이윤석이 자신처럼 딴 짓을 하지 않고 외길을 걸어왔다는 것이었다. 장사란 장사는 다 해봤다는 이경규는 그것이 사실은 언젠가 방송에서 아웃될 거라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현재는 방송을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자신이 “이제 끝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 째 이유는 지극히 사소한 것이었다. 방송 녹화가 끝나고 나면 이윤석이 이경규에게 꼭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문자를 남긴다는 것. 그건 너무 사소한 일이라고 손사래를 치는 이윤석에게 이경규는 “그런 문자를 보내는 사람은 이윤석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도 그걸 배워 <아빠를 부탁해> 강석우 선배에게는 녹화 끝나고 문자를 보낸다고 했다.

사실 이경규가 이윤석을 스승으로 꼽은 이유들은 너무나 사소해 보인다. 하지만 존경받는 스승이라는 것이 어쩌면 그리 대단한 이유만으로 지칭되는 존재는 아닐 것이다. 후배라고 하더라도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배울 것이 있다면 곧 스승이 아니겠나. 이경규가 이윤석을 스승으로 꼽은 이유들은 그래서 사소하기 때문에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실로 이런 후배라면 존경받아 마땅한 스승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