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논란, 단순히 사생활이라 치부하기 어려운 건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도대체 무엇이 진실일까. 신은경의 전 소속사와의 분쟁과 그 과정에서 전 소속사가 폭로한 그녀의 호화로운 해외여행 경비내역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사실 연예인들이 소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분쟁을 겪는 건 다반사다. 소속사는 결국 해당 연예인의 다양한 사적 정보들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정보들은 때론 치명적이다.

그래서 이것도 또 하나의 소속사와 연예인 간의 분쟁이고 폭로전이 아닐까 싶었다. 이럴 경우 대중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동정적 시선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정이 그렇지가 않다. 그 폭로된 내용들 속에는 그간 신은경이 대중들을 기만해왔었다는 정황들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신은경을 좋게 봐왔던 팬들 입장에서는 커다란 배신감을 느낄만한 일이다.

이건 전 소속사 측의 입장일 뿐이긴 하다. 하지만 공개된 해외여행 경비내역은 팩트다. 일반 서민들이라면 상상하기도 힘든 수천만 원 대의 해외여행과 쇼핑 비용. 이 부분에 대해 신은경 측은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심지어 “전 소속사로부터 생계비만 겨우 지급받았다”고 했다는 신은경 측의 진술은 이 해외여행 경비내역과는 너무나 다른 이야기다.

“국민과 언론, 사법기관을 우롱하시나요? 국민 중에서 최저생계비로 사시는 분들이 들으시면 분통 터뜨릴 일입니다. 신은경 씨는 ‘최저생계비’만 지급 받으면서 어떻게 매년 몇 차례씩 호화 해외여행을 나갈 수 있었나요.” 연예인이 그 정도의 화려한 여행을 다닐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늘 힘겨운 삶과 심지어 생계를 얘기해왔던 연예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건 돈 문제가 아니라 대중들을 기만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필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이 시점에 신은경의 시어머니가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장애를 가진 아들을 자신에게 맡긴 채 방치해왔다는 걸 폭로함으로써 신은경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혼 후 무려 8년 동안 아들을 시어머니가 키워왔는데 신은경은 딱 두 번 찾아왔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또 한 번 저 화려한 해외여행을 상기시키게 만든다. 아들을 방치하고 시어머니는 그 아들을 키우기가 힘들어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했던 상황에 해외여행이라니.

과거 신은경은 이혼 당시 아들은 당연히 자신이 키운다고 했던 바 있다. 그래서 실제 양육권도 신은경에게 있다고 시어머니는 말했다. 즉 시어머니의 진술이 모두 사실이라면 양육권은 갖고 있지만 양육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이것은 호화여행의 문제보다 더 심각하다. 최소한 지켜야할 도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은경 논란을 일으킨 사안들은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이다. 가족사란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기 어려운 복잡 미묘한 일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사적인 이야기들조차 공적인 일이 되곤 한다. 그건 <힐링캠프> 같은 방송이 이제 공적인 이야기만을 내놓지 않고 지극히 사적인 일들까지 토로하는 공간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해당 연예인에게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공적인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이걸 더 이상 신은경 사생활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그것이 드러내기 전까지만 해도 사생활이었을지 모르지만 이미 공공연히 스스로 드러내놓는 순간 그건 공적인 이미지가 되어버린다. 대중들이 유독 분노하는 건 바로 이렇게 사적인 이야기를 꺼내 공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에 대한 배반감이다. 이 모든 폭로된 것들이 사실이라면 신은경은 대중들을 기만한 것에 대한 사죄를 해야 되는 상황이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SBS,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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