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삼둥이, 어째서 이젠 불편하게 느껴질까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송일국과 삼둥이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카드 판매원으로 변신한다고 한다. 이미 공개된 스틸컷에는 송일국과 삼둥이가 산타와 귀여운 루돌프로 변신해 카드를 파는 모습이 들어 있다. 구세군 봉사로 송일국과 삼둥이가 카드를 팔아 번 돈으로 기부를 할 예정이란다.

뿔 달린 루돌프 모자를 쓴 삼둥이의 모습은 귀엽기 그지없다. 게다가 그들이 하려는 건 다름 아닌 기부다. 하지만 이 스틸컷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제 이런 것 좀 그만 하라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한때 송일국 삼둥이 부자에 대해 쏟아지던 환호는 언젠가부터 불편함으로 바뀌고 있다.

송일국이 드라마 <장영실>에 캐스팅되고 그 촬영현장에 삼둥이가 귀여운 거지 꼬마들로 등장한 장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장영실>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두 프로그램이 모두 시너지를 얻어가기 위한 기획이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심지어 방송을 위해 너무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아니냐는 비판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장영실>에서는 실제로 삼둥이들이 방송에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송일국 삼둥이 부자가 언젠가부터 불편한 존재가 된 까닭은 아빠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위화감 때문이다. 뭐든 원하는 대로 척척 해주는 송일국과 삼둥이 부자의 모습이 한때는 아빠들의 대리충족을 해주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일반적인 가장들로서는 도무지 할 수 없는 일들로 느껴지면서 오히려 아빠들의 박탈감만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부모 잘 둔 덕에 방송에 척척 나오고 그걸로 심지어 돈도 버는 모습은, 그저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일만 하다 보니 아이와 보낼 시간이 없는 흙수저 아빠들에게는 한숨만 나오게 만든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그럴 여력이 없는 아빠들도 많다. 하지만 저렇게 아이와 놀면서 돈도 버는 아빠들이 있다는 건 한편으로는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위화감 같은 것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육아 예능 전반에 대해 불편한 시선들이 점점 많아지는 건 그것이 현실과 너무 유리되어 있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육아예능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생활은 일반 아빠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여유롭게만 보인다. 아이가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그걸 해주는 건 마치 당연한 일처럼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어디 보통 아빠들이 그런가. 학원을 하나 보내주려고 해도 심사숙고하는 게 다반사가 아닌가.

육아 예능은 그 뜻으로만 보면 결코 그 의도가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남성 육아가 왜 필요한가를 설파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의도와 상관없이 너무 현실과 유리된 ‘그들만의 특별한 육아’를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건 오히려 육아에 뜻을 둔 아빠들이라고 해도 박탈감을 안겨주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귀엽던 삼둥이가 이제는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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