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대상의 고민, 새로운 성과의 부재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오늘 KBS 연예대상이 치러진다. 대상 후보로 유재석, 차태현, 삼둥이, 송해가 거론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올해 KBS를 빛낸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압축되지 않을까 싶다.

유재석은 <해피투게더>의 리뉴얼을 했지만 프로그램이 그다지 성공적이라고 말하기 어렵게 됐다. 오래된 장수 프로그램이고 유재석이라는 독보적인 존재의 상징성은 있지만 올해의 성과를 두고 주는 상이라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상에서는 상당부분 비껴나 있는 게 현실이다.

올해 KBS 예능 프로그램은 <인간의 조건>이 ‘도시농부’라는 콘셉트로 옥상에서 텃밭 가꾸는 일을 시도하기도 했고, <나를 돌아봐> 같은 프로그램이 ‘역지사지’를 기치로 내걸고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그다지 성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인간의 조건>은 그래서 ‘집으로’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바꿨고, <나를 돌아봐>는 화제가 되긴 했으나 논란이 더 많았던 골칫덩이 예능으로 남아있다.

매해 KBS 예능의 밑거름을 채워줬던 <개그콘서트> 역시 올해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KBS 예능은 사실상 이 <개그콘서트>의 개그맨들이 있어 정체되지 않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올해는 내외적인 요인에 의해 심지어 한 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지는 수모까지 겪었다. 무엇보다 독보적인 새 얼굴이 발굴되지 못했다는 한계를 남겼다.

그나마 시청률에서도 또 화제성에서도 그 중심을 잡아준 건 주말예능 <해피선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결국 연예대상의 후보로서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유력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



프로그램의 성격상 이제는 누구 한 사람을 주기도 애매해졌다. <1박2일>에서 차태현이 언급되고 있지만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성패는 한두 사람의 출연자가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제작자의 몫이 훨씬 커졌다. 제작자와 출연자 모두 자신의 역할을 최대로 해냈을 때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마찬가지다. 물론 송일국과 삼둥이 부자나 추성훈과 추사랑 그리고 그 가족들의 역할이 그 누구보다 강력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관찰카메라란 결국 그들을 관찰하는 시선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역시 제작자의 손길이 중요해진다는 것. 그래서 출연자 몇몇에게 주기보다는 프로그램 자체에 상을 주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합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의 KBS 연예대상은 어디로 돌아갈까. 시청률에 공헌한 면에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유리한 면이 있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화제성과 호감도로 보면 <1박2일>이 더 유력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아쉬운 건 KBS 예능이 올해 새로운 시도가 그리 성공적으로 나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든 <1박2일>이든 너무 익숙한 프로그램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거론되고 있는 건 그래서 한편으로는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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