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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는 지금 현재 MBC의 위기를 그대로 닮았다
기사입력 :[ 2016-03-22 10:16 ]


MBC 드라마의 추락, 제작자들 뜻을 벼랑으로 몬 결과물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지금 MBC 드라마는 위기다.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은 12%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평판이 좋지 않다. MBC 측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드라마가 뭔가 새롭다기보다는 늘 막장드라마에서 봐왔던 여러 코드들을 뒤섞어 놓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에게 이런 드라마의 자극적인 코드들이 ‘화려한 유혹’이 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기대했던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 역시 마찬가지다. 황미나의 원작 만화가 가진 이국적이고 세련된 느낌은 이 리메이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장르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전형적인 복수극 형태로 연출되어 심지어 막장드라마처럼 보이는 이 드라마에 적잖은 실망감을 표한다. 시청률이 고작 3.9%(닐슨 코리아). 제아무리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대단하다 해도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그렇다면 주말드라마는 어떨까. <가화만사성>은 1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결혼계약>은 19.3%까지 시청률이 올랐다. MBC 드라마 하면 이제 주말드라마가 떠오를 정도로 이 편성시간대의 시청률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왔다 장보리>에서부터 최근 <내 딸 금사월>에 이르기까지 MBC 주말드라마는 끊임없이 막장 논란이 이어졌다. <내 딸 금사월>은 30%가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세 차례나 제재를 받을 만큼 막장이라는 불명예를 갖게 되었다.



사실 MBC 드라마를 전부 통째로 싸잡아 막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한 번 더 해피엔딩> 같은 드라마는 소소했어도 괜찮은 드라마였고, 무엇보다 <킬 미 힐미>나 <그녀는 예뻤다> 같은 시청률과 좋은 평을 가진 드라마들도 분명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MBC 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다. ‘막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게 아니라면 조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지배적이다.

시청률을 내는 드라마는 막장 논란이 끊이지 않고, 기대했던 드라마는 시청률에서도 또 화제성에서도 떨어지며 무엇보다 MBC 드라마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 MBC 드라마는 위기가 맞다. 한때 드라마 왕국이라 불리며 전체 드라마의 트렌드를 선도했던 MBC 드라마가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시청률에 경도된 드라마들의 양산이다. 모든 드라마가 시청률을 지향하지 않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MBC 드라마는 노골적으로 시청률을 겨냥해 자극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막장드라마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했다. 임성한부터 김순옥에 이르는 이른바 막장드라마의 대가들이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에 들어와 논란을 양산한 것은 시청률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몰라도 MBC 드라마의 이미지에는 치명타가 되었다.



이것은 다분히 경영적인 판단이 콘텐츠의 완성도를 생각해야하는 제작의 판단에 앞섰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드라마는 수지타산을 맞춰야 하는 상품의 성격을 갖는 게 당연하지만, 그에 앞서 또한 작품이라는 것을 염두에 뒀어야 한다. 한두 번 자극적인 드라마를 통해 시청률을 가져와 경영수지가 맞는 돈벌이가 된다고 해도 그것이 결과적으로 보면 제 살 깎아먹기가 된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MBC 드라마의 위기는 지금 현재 MBC의 위기를 그대로 닮았다. 지난 19일 MBC 노조가 진행한 파업찬반투표에서 투표율 93.26%, 찬성률 85.42%라는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노조 측은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파업찬반투표가 가결된 것은 그만큼 현재의 MBC 상황에 대한 MBC 구성원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이 MBC 구성원들을 이렇게 분노하게 만든 걸까. 그것은 혹시 MBC 드라마의 위기가 보여주는 것처럼, 경영적인 판단이 앞서 일선 제작자들의 뜻이 벼랑 끝으로까지 밀려나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가 아닐까.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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