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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한테서 배우는 과학적인 글쓰기
기사입력 :[ 2016-04-07 18:26 ]


글쓰기도 훈련을 거치면 운전처럼 익숙해질 수 있다

[엔터미디어=백우진의 글쓰기 전략] “성공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논문 아이디어나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만이 아니다. 그런 아이디어와 데이터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언어적 능력 또한 필수적이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좋은 논문의 사례로 제시할 만한 본보기를 구하려고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곤 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글을 매우 잘 쓴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명확하고 효과적인 언어로 다양한 독자들에게 그들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생각이 깊고 창의적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잘 전달할 수 있다.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면 독자에게 아이디어를 좀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여러분의 생각과 분석을 한층 개선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아이디어를 접하게 돼, 과학자로 성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다시 “과학자로서 여러분은 전문적인 저술가이다”라는 원래의 논제로 돌아가게 한다. 글쓰기는 분자생물학, 화학 분석, 통계학, 또는 다른 순수한 과학적 도구만큼이나 중요한 도구다. 이들 도구 중 일부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필요하고, 다른 일부는 결과를 분석하고 알리는 데 필요하다. 글쓰기는 특히 후자의 일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글쓰기는 연구 결과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도구의 효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 같은 글쓰기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과학자 대부분에게 글쓰기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일이다. 우리는 데이터를 얻고 난 후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는 유감스러운 접근법이다. 글쓰기는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글쓰기에 대해 공부하고 다른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빈틈없이 글쓰기 능력을 발달시켜야 한다.”

- 조슈아 스키멜 《과학자를 위한 글쓰기》 中

탁월한 과학자한테도 글쓰기가 어려울 수 있다. 글쓰기는 기술이다. 일정한 훈련을 거치면 운전처럼 익숙해질 수 있다. 나는 이 책에서 몇 가지 도움말을 다음과 같이 뽑아냈다.

1. 생각하고 쓰기보다 쓰면서 생각하라

글쓰기 분야에서 ‘닭이냐 달걀이냐’에 버금가는 난제가 ‘생각이냐 글이냐’다.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글을 쓰는 게 나은가, 아니면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고치면서 생각을 가다듬는 편이 효율적인가.

저자는 후자 편을 든다. 글을 쓰는 과정은 생각을 검증하고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내 생각도 비슷하다. 글쓰기는 생각하기다.

내가 경험해 터득한 것을 추가하면 원고를 작성하기 전에 준비할 중요한 ‘생각’이 두 가지 있다. 이 부분은 글을 쓰면서 찾기보다 먼저 마련해두는 것이 좋다. 하나는 글의 초점이나 접근 방향, 또는 앵글이고 다른 하나는 글의 도입부를 무엇으로 어떻게 시작할지다.

2. 가능하면 앞에서 요약하라

저자는 이 책의 상당 부분을 글과 문단의 구조에 할애한다. 이와 관련해 서론을 건너 뛰고, 바로 사례를 살펴보자. 저자가 인용하고 고친 문단이다.

[원문] 토양에 퇴비를 첨가하는 것은 미생물 성장을 촉진하였는데, 이는 다시 유기물로부터 식물이 유용할 수 있는 인(P)을 방출하는 포스파타아제 효소의 생산을 증가시킨다. 캘리포니아 브롬은 캘리포니아 초지를 다시 살리는 데 사용되는 천연초다. 인이 부족한 환경에서 이것의 성공은 균근 곰팡이를 접종함으로써 촉진될 수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브롬에 균근을 접종하는 것이 인 흡수에 미치는 영향은 평가되지 않았다.

[수정문] 파괴된 캘리포니아 초지를 복구하려면 식물 생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인 인(P)을 공급해야 한다. 인을 공급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제안됐다. 하나는 퇴비를 첨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균근을 캘리포니아 브롬이라는 풀에 접종하는 것이다. 우리가 제기하는 질문은 인 공급을 촉진하는 데 어떤 접근법이 더 좋은지, 혹은 두 가지 방법이 모두 필요한지다.

원문과 수정문은 대부분 내용이 겹치는데, 전달력의 차이는 매우 크다. 이 변화에서 참고할 원리는 ‘묶어주는 역할을 하는 문장’을 먼저 제시한 뒤 풀어서 설명하는 편이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이 때 내용이 일부 중첩되는 문제가 발생하긴 한다.)

3. 시작에 핵심을 빠뜨리지 말라

글과 문단의 구조에 대해 저자는 LD, LDR, OCAR, ABCED 등 형식을 만들어 설명한다. 이 용어는 잊어도 된다. 형식을 구성하는 단계가 적을수록 핵심을 앞에서 말한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위의 형식을 여기서는 편의상 2단 구조, 3단 구조, 4단 구조, 5단 구조라고 부르자.

저자는 4단 구조와 3단 구조 모두 연구결과를 전하는 데 잘 맞는다고 평가한다. 4단 구조는 기승전결과 비슷하고 3단 구조는 서론-본론-결론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도 된다. 그는 “두 가지 모두 이야기를 분명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할 수 있도록 하는 일관성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3단구조가 좀 더 널리 쓰인다”고 전한다. 이어 “어떤 책은 3단 구조가 연구결과를 쓰는 “옳은 방법”이라고까지 말하지만 그것은 규칙인 동시에 가변적”이라며 “어떤 이야기이든지 여러분은 구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연구결과는 그 안에서 이야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일부 논문은 또한 일반적으로 “이 논문에서 우리는 ~을 보여준다”고 한 뒤 결론의 개요를 제공한다. 미리 구체화된 4단 구조는 참을성이 없는 독자들에게 잘 맞는다. 이 접근법은 생의학 학술지에서는 흔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아주 생소한 것은 아니다. 시작에서 결론의 개요를 제공하는 관례는 독자들이 논문을 빨리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발달한 것이 아닐까라고 저자는 추측한다. 결론을 미리 읽고 논문을 읽으면 논문 평가가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4. 문단의 70% 이상은 두괄식

문단은 글의 구성 단위다. 문단의 위치는 글의 전체적인 흐름에 잘 들어맞아야 한다. 문단이 응집력 있는 구조로 잘 짜일 경우 훌륭한 글이 된다. 단지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다가 아무 의미 없이 나눈 문단은 글의 구성 단위가 될 수 없다.

하나의 문단은 하나의 중심 문장을 가지며, 문단의 나머지 부분은 이 중심 문장을 뒷받침하면서 전개된다. 압축한 뒤 풀어내는 2단 구조는 문단에서도 통한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효과적인 접근이다. 논문 문단의 대부분이 두괄식이다. 논문이 이런 문단으로만 이뤄져 있으면 각 문단의 첫 문장만 읽고도 중요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미괄식 문단은 논문 중 25~30%를 차지한다.

5. 독자에겐 끝 부분이 가장 최근 기억

마지막도 중요하다. 사람들의 기억에 가장 최근에 추가된 것이 마지막 부분이다. 앞에서 읽은 부분은 뇌리에서 어렴풋해지는 반면 맨 뒤에 접한 내용은 뚜렷할 수 있다. 이 효과는 마무리를 잘 지었을 때 더 커진다.

좋은 결론은 시작에서 제기된 문제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자료를 읽기 전에 비해 우리의 이해가 얼마나 진보했는지 보여준다. 이런 방식은 다시 도입부 주제를 언급하면서도 처음과는 달라진 관점을 보여주면서 이야기의 나선 구조를 만들어낸다.

좋은 결론은 핵심을 직설적으로 담는다. 복잡한 얘기를 산만하게 풀어놓은 것은 나쁜 결론이다. 당신이 쓰는 자료가 제안서일 경우 심사위원의 의견은 제안서의 마무리에 이를 때까지도 구체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제안서를 강력하게 마무리할 또 다른 이유에 추가된다.

결론 부분은 대부분 도입-전개 구조를 필요로 한다. 먼저 주 요점이나 양식의 틀을 잡고 나서 상세 내용을 추가하라. 다음 두 가지 방식은 피해야 한다. 첫째 상세 내용을 모두 제시한 뒤에 이를 요약한다. 둘째 요약이나 종합 같은 과정 없이 상세 내용을 나열한다. 둘째 방식이 더 심하다. 기본 구조나 틀 없이 제시되는 상세 내용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칼럼니스트 백우진 <한화투자증권 편집위원> smitten@naver.com

[사진=인피니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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