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명, 억울하다면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아야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교통사고가 났다. 그런데 그 운전자는 사라져버렸다. 아주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 운전자가 연예인이라면. 개그맨 이창명에게 벌어진 교통사고와 그가 뒤늦게 나타나 해명한 내용들에도 대중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건 그의 행보와 해명이 하나도 상식적으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건 그래서다.

그는 20일 밤 11시 30분께 여의도의 한 도로에서 운전 중 신호등 앞에서 빗길에 미끄러져 교통사고를 당했다. 자동차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에어백이 터질 정도의 큰 사고였다. 그런데 그는 차를 남겨둔 채 모습을 감췄다. 상식적인 상황이라면 그 자리에서 사고에 대한 뒤처리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 이유로 그는 두려움을 느껴 본능적으로 자리를 피했고, 가슴에 큰 통증을 느껴 근처 병원으로 가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는 병원에 있어야 상식적일 것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는 병원을 나와 돌연 지방으로 갔다. 병원 검사 후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지방에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있다.

몸이 괜찮았다면 사고차량을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다. 도로 한 구석에 버젓이 사고차량이 놓여져 있는데 그걸 수습하지 않았다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는 이 의혹에 대해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되었고, 차량 처리에 관련해서는 휴대전화가 방전되기 전 매니저에게 부탁해 놓은 상태였다고 했다.

이것 역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으로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남는 의문은 그렇게 사고가 났고 그 차량을 매니저에게 맡겨버린 채 연락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에 간다는 그 사실이 연예인으로서 어떻게 대중들에게 비춰질지 과연 그가 몰랐을까 하는 점이다. 그는 다음날에서야 비로소 뉴스에 나온 사고내용을 보고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서울로 왔다고 했다. 오래도록 연예계 생활을 했던 그는 진정 그의 행보가 가져올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갑자기 지방으로 간 이유에 대해 이창명은 중요한 사업 투자 건으로 미룰 수 없는 약속이라 무리해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가 여러 의혹들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이를 잘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것은 의혹의 해명들이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중들에게는 이렇게 복잡한 해명보다 상식적인 추정이 더 명쾌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만일 이 모든 해명들이 진실이라면 지금 이창명에게 필요한 것은 믿어달라는 이야기보다는 구체적인 증거들이다. 이를테면 그가 사고 직후 바로 갔다는 병원의 진단 기록 같은 것들이 있다면 그걸 통해 해명은 훨씬 더 명쾌해질 수 있지 않을까.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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