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명 석연찮은 해명과 J사 언론플레이, 안 통한 까닭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눈 가리고 아옹 한다고 대중들이 믿어줄까. 한 십여 년 전이라면 모를까 대중들의 시선이 날카로워진 요즘이라면 어림도 없는 얘기다. 최근 벌어진 두 사태가 그렇다. 그 하나는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방송인 이창명의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배우 송혜교와 J사의 초상권 분쟁에서 PPL 계약만으로 오프라인에서도 드라마 장면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 J사의 이야기다.

“음주운전이 아니다. 술을 못 먹는다. 빗길에 미끄러져 차가 전신주에 부딪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 앞에 연기가 자욱하더라. 불이 날까 두려웠고, 가슴 통증이 심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이창명은 이렇게 얘기했지만,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사고가 났으면 사고 후처리를 하는 게 상식인데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고 그 후 전화 연락도 끊어진 채 지방에 갔다 돌아와 경찰서에 출두했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었다.

당연히 음주운전과 거짓말이 의심되는 상황에 대중들은 의혹을 제기했고 경찰 조사결과 이창명은 음주운전, 도로교통법 및 자동차 관리법,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사고 당일 지인 5명과 식사자리에서 술을 마셨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결국 모든 게 사고를 덮으려는 거짓말이었다는 게 탄로 난 것이다. 대중들은 더 냉랭해졌다. 음주운전도 큰 문제인데 거기에 거짓말까지 했다는 건 최소한의 동정적 시각까지도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논란이 될 만한 사건 사고도 문제지만 거짓말은 더 큰 문제다. 음주운전이나 도박으로 논란을 일으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연예인들도 어느 정도 자숙의 시간을 보낸 뒤 복귀하곤 하지만, 거짓말을 했던 연예인은 좀체 복귀가 어렵다. 원정 도박 혐의를 댕기열에 걸린 듯한 사진을 연출해 거짓으로 찍어 무마하려 했다가 오히려 더 큰 후폭풍을 맞았던 신정환의 사례가 그렇다. 이창명은 과거 클릭비 김상혁이 했던 “술을 마셨지만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말을 뒤집어 “술은 못하지만 음주운전은 한” 꼴이 되었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PPL을 두고 송혜교와 J사 사이에 벌어진 초상권 분쟁도 마찬가지다. 송혜교 측은 J사가 방송 분량을 매장에서 틀어놓고 사실상 광고를 하고 있다는데 이의제기를 했지만 J사는 애초에 계약서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J사는 계약서까지 꺼내놨지만 그 계약서에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빼놓은 것이 한 매체에 의해 보도되었다.

초상권 분쟁을 하는 시점에 갑자기 J사가 송혜교의 과거 세금 문제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서도 대중들은 쉽게 호도되지 않았다. 그것이 사안과 상관없이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라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던 것.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 이 문제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너무나 쉽게 이해되는 일이다. 과거 J사는 송혜교를 전속모델로 계약하며 거액의 모델료를 지급했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 PPL로는 7천여만 원을 들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얘기가 된다. J사는 전속모델 계약을 하지 않고도 고작 7천여만 원 들여 그만큼의 효과를 뽑아냈다는 것. 도대체 이런 상황이라면 그 어떤 업체가 전속모델 계약을 할 것인가.

사실 연예계에서 가끔 터져 나오는 사건들을 들여다보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어찌 보면 상식적으로 너무나 쉽게 답이 나와 있는 것들인데, 마치 대중들은 잘 모를 것이라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도무지 요즘 같은 시기에 믿지 못할 이야기들을 꺼내놓으며 그것이 먹힐 거라 여기는 건 너무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까. 대중들은 바보가 아니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YTN,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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