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젝키에 열광할 때 ‘무도’는 브랜드파워를 다져야한다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MBC 예능 <무한도전> ‘토토가2-젝스키스’가 시청률 18.9%로 대미를 장식했다. 방영한 3주 동안 상승 곡선을 그린 끝에 기록한 <무한도전> 올해 최고 시청률이다. 화제 면에서는 더욱더 압도적이다. 젝키의 대표곡 ‘커플’은 지난 ‘토토가’ 때처럼 차트를 역주행 중이고, 20대 이하 시청자들에게 <1박2일>, <신서유기> 등의 예능인으로 친숙한 ‘은초딩’ 은지원은 전직 아이돌 출신이었음을 제대로 된 쇼케이스로 보여줬다. 젝키 팬은 물론, 그 시절 문화에 추억이 있는 시청자들이 꽂힌 건 말할 것도 없다. <무도>의 타임머신은 다시 한 번 과거를 오늘날의 축제로 소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공이 갖는 의미 중 하나는 <무도>가 지난 2014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던 ‘토토가’와 이번 젝스키스 편을 거치며 ‘무도가요제’ 수준의 또 하나의 대형 시리즈를 갖게 됐다는 데 있다. <무도>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함께 추억 콘텐츠의 최대 수혜자이자 설계자다. 예능에서 가요를 매개로 한 추억 콘텐츠는 여러 가창예능을 통해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지만 <무도>는 추억을 소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무도가요제’가 가요차트를 뒤흔드는 것처럼 ‘토토가’ 또한 업계를 술렁이게 만드는 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실제로 젝키는 당분간 어떤 식으로든 복귀해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6월 말 서울에서 첫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사실상 정리됐다. 확정된 바는 아직 없지만 새 앨범 발매에 대한 보도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인 관계로 맺어진 YG엔터테인먼트 수장과 멤버들의 만남도 큰 뉴스거리였다. 젝키는 데뷔 20주년에 <무도>라는 가장 반발력 높은 발판을 통해 16년 만의 본격적인 복귀 기회를 잡았다. 가능성과 시장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성공은 <무도> 입장에서 볼 때 캐릭터쇼를 넘어선 대형 프로젝트 예능으로서 살아갈 길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젝키 복귀 무대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멤버들이 펼치는 그림이 아니었다. 이 시리즈 자체가 외부에서 온 주인공이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일까. 말미에 입 싼 멤버들을 배제한 채 마블 영화의 쿠키 영상처럼 ‘토토가 시즌3’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점이 있다. ‘토토가’는 <무도>의 이름으로 펼치는 대형 프로젝트이지만 다른 특집들과 달리 멤버들의 역할이 한정적이다. 특히 이번 경우 유재석, 하하를 제외한 <무도> 멤버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이번 특집에서 박명수와 정준하는 영길이와 춘삼이 콘셉트로 소소한 웃음을 자아낸 것을 제외하곤 활약할 무대 자체가 없었다. 상암동 공연을 집중적으로 보여준 지난 주 방영분에서는 리액션 담당이 아닌 에이스 박명수는 광희와 함께 공연장에 있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무도> 멤버들의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예능 프로그램인 <무도>에서 고지용을 비롯한 완전체 젝키가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무도>라는 이름으로 지난 10여 년간 쌓아온 두둑한 잔고 덕이다. ‘토토가’의 성공비결은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예능이란 <무도>의 브랜드 가치에 있다. 과거 회귀적인 추억 콘텐츠가 빛나기 위해선 돌아올 타임머신이 폼이 나야 한다. 이것이 ‘7080무대’와 <무한도전>의 판이 다른 이유다. 따라서 다음번 ‘토토가’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동안 브랜드 가치를 최소한 지금수준으로 유지할 만큼은 재미와 신뢰를 적립해야 한다. 성공은 이 자산에 비례한다.

모두가 젝키에 열광하고 <무도>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무도>는 이번 성공에 너무 오래도록 취해서는 안 된다. ‘토토가’는 캐릭터쇼의 틀마저 벗어버리고 성공했지만 이런 이례적인 성공이 가능한 것은 캐릭터쇼로 다져놓은 브랜드파워 덕분이다. 다음번 ‘토토가’를 불러올 타임머신을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선 이번 성공이 남긴 밀린 숙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우선 다음 주부터 이어질 또 다른 시리즈인 ‘무한상사’ 등을 통해 <무도>다운 재미를 창출해야 한다. ‘토토가’는 훌륭했지만 아쉽게도 떨어진 캐릭터쇼의 에너지 레벨을 충전할 원료는 아니다. 그 다음번 무대를 위해서 <무도>는, <무도> 멤버들은 환호를 뒤로 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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