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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여자가 귀신 잡는 게 그렇게 아니꼽나
기사입력 :[ 2016-07-19 11:22 ]


‘고스트버스터즈’ 귀신을 잡겠다는데 성이 무슨 상관인가

[엔터미디어=듀나의 영화낙서판] <고스트버스터즈> 프랜차이즈 중 필자가 가장 먼저 접했던 건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리얼 고스트버스터즈>였다. 팀의 캐릭터들을 거기서 먼저 익혔기 때문에 나중에 실사영화를 보았을 때 캐릭터 매치에 약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다시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이 시리즈에 대한 기억이 실사 영화들에 대한 기억보다 좋은 편이다.

그 다음으로 본 게 <고스트버스터즈 2>였고 그 영화를 보고 나서 <고스트버스터즈>를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스트버스터즈>는 텔레비전 방영으로 보았는지, 비디오로 보았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2편보다 나중에 본 것이 분명한 게, 어니 허드슨이 연기한 윈스턴 제드모어가 처음부터 팀이 아니었고 심지어 과학자도 아니었다는 걸 그 때서야 알아차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고스트버스터즈 3>에 대한 기획은 그 뒤로도 꾸준히 있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 전에 실현불가능한 계획이 되었다. 에곤 슐레딩어 역의 해롤드 레이미스는 죽었다. 피터 뱅크먼 역의 빌 머레이는 3편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그들은 너무 늙었다. 1990년대 쯤에 3편이 하나 정도 나왔다면 괜찮았겠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고스트버스터즈>는 좋은 영화였는가? 나쁘진 않았다. 인기 있었는가? 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프랜차이즈는 그 이상은 아니다. <레이더스>, <이티>, <제국의 역습>, <존 카펜터의 괴물>, <블레이드 런너>, <에일리언 2>와 같은 1980년대의 걸작들은 굳이 당시의 향수를 개입하지 않아도 훌륭하다.

하지만 <고스트버스터즈>를 즐기려면 향수의 개입과 변호가 필수적이다. <고스트버스터즈> 1,2편은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고 블루레이로도 나왔으니 이미 직접 기억을 확인하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 이 영화의 농담들은 종종 심각하게 낡았고 심지어 시고니 위버를 캐스팅해놓고도 여성 묘사에 문제가 많다. 이들을 극복할만한 액션이나 드라마가 특별히 매력적인 것도 아니다. 그냥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는 영화인 것이다.



얼마 전 <고스트버스터즈>의 리부트 버전이 나왔다. 이미 오리지널의 두 편과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설정의 가능성을 쪽쪽 빨아먹었기 때문에 왜 굳이 새 캐릭터를 동원해 리부트를 해야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일들은 할리우드에서 꾸준히 일어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은 <로보캅> 리메이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 있었나?

한국에서는 8월에 개봉 예정이라 직접 봐야 개인적인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영화의 비평적 성과와 흥행은 괜찮은 편이다. 로튼 토마토의 지수는 73퍼센트로 무난하게 신선하다. 지난 주말에 4,600만 달러를 벌어들여 2위가 되었는데, 이는 업계 예상과 무난하게 일치하고 소니는 속편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IMDB에서는 전혀 다른 광경을 보게 된다. 지금 새 <고스트버스터즈>의 IMDB의 점수는 5.1이다. 주말에만 해도 4점대였고 그 전에는 2점대였다. 관객리뷰 맨 앞에 뜨는 글들은 모두 별점을 10점 만점에 하나나 둘을 주고 있다. 웃기는 건 이 별점공세가 심지어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영화를 보기도 전에 영화를 증오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냥 이 영화를 싫어해야만 했다.



원작에 대한 향수, 좌절된 속편에 대한 기억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로보캅> 같은 영화들이 있었고 이들은 지금처럼 극단적인 반응을 겪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다. 새 리부트의 주인공은 모두 여자들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프랜차이즈가 여자들에게 감염되었다고 믿는다. 이들은 어떻게든 이 혐오에 논리를 세우려고 하는데 대부분 처량하다. 귀신을 잡겠다는데 성이 무슨 상관인가.

<고스트버스터즈>는 인터넷 평점이 얼마나 쉽게 무의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남을 것이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투표는 참여자에게 어떤 책임감도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쓰레기장이 된다. 예를 들어 박찬욱의 <아가씨>는 출연배우의 스캔들 이후 점수가 급락했는데, 이건 영화의 질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 <고스트버스터즈>의 IMDB의 투표결과를 보면 남자와 여자의 별점 차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 이는 겉으로 공평해보이는 이 기계적인 시스템이 쉽게 혐오행위의 무대를 제공해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하긴 이건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 포털 댓글의 성비를 봐도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와중에 <고스트버스터즈>의 별점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건 그나마 희망적인 일이라 하겠다. 결국 아무리 인터넷에서 무리로 모여서 유난을 떨어도 그들은 장기적으로 별 힘이 없다. 결국 이기는 건 영화 자체의 힘과 매력뿐이다. 그리고 <고스트버스터즈>의 힘과 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여기서 논할 주제가 아니다.

칼럼니스트 듀나 djuna01@empas.com

[사진=영화 <고스트버스터즈>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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