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으로 돌아온 ‘삼시세끼’, 다시 성공할 수 있을까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근 한 달 만에 tvN 예능 <삼시세끼>가 다시 찾아왔다. 모진 바닷바람을 맞으며 섬에서 겨울을 보낸 차승원, 유해진이 육해산물 모두 풍요로운 고창으로 갔다면 이번엔 이서진이 새로운 가족들과 전남 고흥군에 위치한 득량도로 갔다. 처음 어촌을 찾은 이서진에게 제작진은 작은 배를 마련해줬고, 이서진은 어선 면허증을 따왔다. 예능 대상에 걸맞은 노력과 대우다. 반가움과 익숙함, 새로운 환경과 가족에 대한 설렘이 공존하며 흥미를 이끈다. 이러한 일상 속에 작은 변화들은 <삼시세끼> 시리즈가 불멸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이번 <삼시세끼> 어촌편은 이름 하여 tvN 10주년 기념 초심 찾기 프로젝트. 이서진에게 주어진 설비는 없다.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의 편의 설비는 없다. 슈퍼 등의 편의 시설도 없다. 30여 가구만이 모여 사는 작은 섬 특성상 리얼 자급자족 라이프를 펼쳐야 할 판이다. 전형적인 공식이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불을 피우고, 동네를 구경하고 식자재를 마련하기 위한 낚시를 하고 그렇게 주어진 재료로 밥을 해먹는 과정을 다시 한 번 똑같이 반복한다. 새로운 볼거리는 반가운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정도다.

새 멤버로 꾸려진 ‘서지니호’는 1회에서 이서진의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느리지만 꼼꼼하고 자상한 에릭, 잘 하는 것은 없지만 고양이들과도 잘 어울리는 순수하고 밝은 윤균상의 캐릭터를 부각하는 데 할애했다. 이서진이 뒤로 빠져 있는 사이 혼자 생각하며 천천히 하지만 자신만의 철학과 레시피, 분량 계산법으로 요리를 하는 진지한 에릭이나 일단 시키는 것은 열심히 하려는 맑은 윤균상을 카메라는 자세히 관찰한다. 대형 캐리어며 TPO에 대한 토의까지 이서진이 보기에 하찮은 일들에 신경 쓰는 신입티를 팍팍 내는 새 가족들을 웃으면서 보게 만든다.



재밌는지, 뭐가 달라졌는지 물어본다면 딱 떨어지는 답을 찾긴 힘들다. 그런데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계절처럼 이 시리즈는 이미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보금자리 같은 재미를 준다. 시골 마을의 슬로우라이프는 뭔가 특별한 것이 없어도 편한 마음으로 보게 만든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팬으로서 한 가지 궁금함이 남는다. 이번에는 무엇으로 통할 것인가.

3년째 방영 중인 <삼시세끼> 시리즈를 돌아보자. 이 시리즈는 잔잔히 흐르는 물처럼 평온한 슬로우 라이프를 보여주는 프로그램 같지만 표면 아래에서는 바쁘고 거세게 움직이는 강물처럼 매번 콘셉트를 바꾸고, 주목하는 요소들에 변화를 주면서 시리즈의 힘을 보양했다. 처음에는 시크한 이서진의 캐릭터를, 그리고는 가족을, 그 다음은 동물농장, 그 다음은 게스트, 그리고 다시 캐릭터가 어우러지는 가족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다시 맨 처음 이서진으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통하는 것들, 예를 들면 동물 친구들은 계속해서 가져가고 과해서 방해가 될 수 있거나 반응이 적은 요소들은 과감하게 가지 쳤다.

일과 요리에 능한 멤버가 쌍두마차로 포진한 차승원 쪽보다 이서진 쪽은 볼거리 면에서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을 메우는 것이 이서진의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런데 <꽃보다 할배>부터 시작해 나영석 사단에 합류한 지 4년째다. 일정부분 캐릭터가 소모된 점(익숙해진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지난 시리즈에서는 게스트의 도움을 받았다. 최근 상황은 조금 더 안 좋다. KBS 예능에서 홀로서기에 도전했지만 어려움을 겪으며 티켓파워에 처음 흠집이 났다.



첫 회 반응을 보면 tvN으로 돌아온 이서진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던 모양이다. 더 정확히는 나영석 PD와 만난 이서진에 대한 기대는 여전한 것 같다. 전작의 성공과 [tvN10어워즈]의 후광에 힘입어 1회 시청률은 처음으로 차승원 유해진 팀을 앞선 12.6%(닐슨 기준)를 기록했다.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의 성적이다.

과연 이서진은 나영석과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을까? 미대형으로 시작한 예능 커리어가 여전히 굳건할지, ‘서지니호’는 과연 새로운 가족과 차승원, 유해진 팀처럼 가족끼리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한바퀴를 돌아 다시 같은 출발선에 선 이번 시리즈로도 성공한다면 나영석 사단, <삼시세끼> 시리즈에는 더 이상의 의구심이 불필요할 것 같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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