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투3’, 스튜디오 예능으로서 건재하기 위해서는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이번 주 <해피투게더3>에 잭팟이 터졌다. 최근 엄마와 함께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중인 김건모와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한 노사연, 노사봉 자매, 이들과 모두 깊은 친분이 있는 예능 감초 지상렬, 베스티의 유지 등이 함께하면서 초반부터 쉼 없이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위력을 선보였다.

‘해피투게더3’의 최근 흐름은 사실 크게 좋지 않았다. 유재석, 박명수, 전현무라는 출중한 예능인들이 함께하는 장수 예능임에 불구하고 그간 계속 지적되어온 아쉬움들이 누적되면서 변화나 시청률 모두 답보상태였다. 이런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나 혼자 산다> 등에서 각광받은 기안84를 투입해 새로운 코너 ‘백문이 불여일 짤’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진 혼란스러울 뿐이다. 설상가상 예상치 못한 유탄까지 날아들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발발하면서 <썰전>이 목요 예능 판도를 얼려버린 것이다.

물론 <해투3>도 많은 자구책을 기울이고 있다. 인적 쇄신도 있었고, 최근에는 앞서 언급한 새 코너를 마련하고, 전현무 팀, 박명수 팀으로 나누는 콘셉트 등 여러 변화를 모색해왔다. 하지만 두 팀이 대결한다는 전체 설정이 특별함을 자아낸다거나 관련해 캐스팅의 묘미가 두드러진다거나 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불러일으킨 것은 아니다. 콘셉트는 계속 바뀌지만 실상은 마케팅 차원의 홍보성 출연이거나 다른 프로그램에서 히트를 친 소위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연예인들을 주로 모셔왔었다.

예를 들자면 김건모는 <미운 우리 새끼>로 제2의 전성기 초입에 들어선 인물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철없는 모습을 강조하는 등 <미운 우리 새끼>의 모습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지상렬도 마찬가지다. 김건모, 노사연 모두와 막역한 그는 몇 해 전 김건모와 <나는 가수다>에서 함께했던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보고, 노사연과 DJ를 보던 시절의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유지는 김건모의 신곡에 피처링하면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함께 무대를 꾸민 바 있다.



그런데 노사연-노사봉 자매의 출연은 <해투3>이 라이센스를 가져도 좋을 만한 캐스팅이었다. 단발성 히트라고 하더라고 <해투3>이 발굴한 완벽하게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한다. 출연진 중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인물이었지만 처음부터 ‘식욕도 성욕이다’ ‘양놈의 반지갑’ 등 명언과 묘한 발음의 일본어 구사, 미슐랭을 무슬림으로 잘못 말하는 말실수, 갑자기 선보인 유연한 춤사위 등 처음에는 박명수를 얼어붙게 만들더니 이내 예능 선수들이 살짝 당황하다 ‘좃토 마테 구다사이’ 구간부터는 배꼽을 잡고 쓰러지는 경지로 몰고 갔다. 늘 새로운 인물을 갈구하는 예능판에서, 별다른 좋은 일이 있기 힘든 현재 극적으로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물론 단발성으로 머물 수도 있지만 노사봉은 엄현경 이후 <해투3>에서의 활약상으로 이슈를 일으킨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해투3>이 좋은 점은 게스트가 어느 정도 활약을 하면 MC진의 리액션과 호응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유재석의 지휘아래 전현무와 조세호가 깔깔거리고 웃고, 박명수가 배를 부여잡고 바닥에 엎드리면서 폼이 좋은 게스트를 집중 지원 사격한다. 이들이 이 정도로 즐거워하는 모습 자체가 시청자 입장에서는 일종의 보증수표다.



김구라의 말처럼 흥행대박 미니시리즈일 줄 알았던 이번 정국이 각종 인물이 등장하는 대하드라마로 변하는 중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지쳐갈 이때, <해투3>은 오랜만에 예능 본연의 역할을 다해내며 웃음꽃을 피워냈다. 오늘날, 대세 예능인들이 설 자리는 무척 많다. 특히 연륜이 있는 노사봉의 경우 종편의 토크쇼에 섭외 1순위로 앞으로 얼굴을 자주 볼 가능성이 무척 높게 열려 있다.

이번 주 노사봉은 <해투3>이 오랜만에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다. 스튜디오 예능으로서 <해투3>이 건재하기 위해서는 이번과 같은 일이 더 자주 일어나야 한다. <라디오스타>가 그러는 것처럼, 최근 <아는 형님>이나 <불타는 청춘>이 종종 해내는 것처럼 이곳에서 처음으로 꽃을 피우는 스타들의 발굴이 프로그램에 에너지를 불러들이고, 시청자들이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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