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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형님’, 男시청자 전폭 지지에 현혹되지 말지어다
기사입력 :[ 2016-12-05 13:26 ]


1주년 맞은 ‘아는 형님’, 놀라운 성과와 냉정한 평가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가장 시끌벅적하고 활기 넘치는 JTBC 예능 <아는 형님>이 가장 조용하고 티가 나지 않는 방식으로 1주년을 기념했다. 관련 특집이나 자축행사 없이 출연진들이 오프닝에서 농담처럼 나눈 몇 마디 말로써 지난해 12월 5일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들에 감사를 표했다. JTBC의 간판 예능이자 강호동의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한 데다 워낙에 다사다난했던 쇼인 만큼, 조용하게 넘어가는 것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년밖에 안 됐다는 점도 모두 의외다.

<아는 형님>은 반신반의의 기대 속에 출발했다. 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려 리얼 버라이어티의 전신이라 할 만한 강호동-이수근을 중심으로 한 무정형의 캐릭터쇼를 선보였다. 하지만 노렸던 초창기 리얼버라이어티의 에너지와 정서가 느껴지지 않았다. 두서없는 무작정 코미디는 초반 큰 어려움을 겪으며 포맷도 크게 세 차례 바꾸고 멤버들도 초반부터 대폭 교체했다. 그러나 과거 <무한도전>이 그랬듯 스튜디오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영철, 이상민이 받아주는 역할을 하고, 재련되지 않은 김희철과 민경훈이 드립과 엉뚱한 캐릭터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여기에 찬물을 얹는 역할을 맡은 서장훈과 윤활유 역할을 하는 이수근이 강호동을 축으로 어우러지면서 모두가 착함을 노래하는 시대에 짓궂은 캐릭터쇼가 탄생했다.

왁자지껄하게 서로 물고 물리는 정신없는 쇼는 콘셉트를 벼리거나 일상의 공감을 내세우는 오늘날의 추세와 정반대의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샀다. 여자 아이돌에게 담배 이야기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네는 김희철, 실제 마음으로 예능에 임하는 민경훈 등의 활약에 힘입어 웃음의 칼끝이 무뎌지고, 직장인의 일상처럼 반복되는 오늘날 예능판에서 아재들의 감성을 내세운 색다른 예능으로 남성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렇게 지난 1년간 1%대에 머물던 시청률이 어렵게 2%대로 올라서고 다시 3%대를 돌파하는 계단식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1주년을 매우 조용히 맞이하는 제작진의 태도에서 이 쇼를 대하는 포부가 느껴진다.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아는 형님>은 대형 주말예능이나, 과거 <라디오 스타>처럼 예능판도에 바람을 일으킬 B급 예능으로는 아직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초창기 많이 언급됐던 어린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논란과 지적이 잠잠해진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수위가 아니라 한동안 성장 혹은 변화가 없는 캐릭터다.

캐릭터쇼에서 익숙함이란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장점도 있지만, 그것을 다른 그릇으로 옮겨 담지 않으면 반복되는 토크쇼를 보는 것 같은 식상함이 몰려든다. 물론, 지난 주 전소미와 콤비를 이룬 김영철의 익숙한 캐릭터가 웃음이 되는 경우도 있고, 서장훈과 이상민의 이혼, 이수근의 자숙 등 <아는 형님>의 초반 콘셉트를 잡는 데 일조한 자학 개그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그 빈자리를 새로운 포맷이나 흐름으로 채우지 못하면서 김희철, 이수근 등등 몇몇 활약하는 멤버들과 여타 멤버들의 비중 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선과 기대도 점차 쏠린다. 좋은 순발력으로 인기를 끈 김희철에 대한 기대는 이제 당사자와 시청자 모두가 부담을 느낄 정도다.



이에 제작진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웃음과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 5월 7일 여장을 하고 맞이한 I.O.I의 첫 출연 방송이나 지난 달 다이아 편에서 선보인 ‘걸그룹연구소’, 진세연이 출연했던 <옥중화> 패러디 등등 새롭게 도전하는 포맷들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발화된 캐릭터쇼를 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점점 더 게스트의 활약에 의존하게 되는 등 기복이 심해지는 중이다.

<아는 형님>의 장점은 위력적인 ‘짤방’을 양산하는 찰나의 폭발력이다. 장면 장면이 웃기는 예능이다. 눈치 안 보고 지르는 코미디,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상황들 덕분에 프로그램 전체를 시청하지 않더라도 지지와 환호를 보내는 팬들이 굳건하다. 그런데 퀴즈, 게임, 상황극 등이 이어지는 방송 한 편 전체를 지켜보는 것도 나름 또 다른 굳건한 심지가 요구되는 일이다. 무정형의 포맷과 밑도 끝도 없는 코미디도 좋지만 한 시간을 지켜보게 만드는 이야기, 다음 주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큰 틀의 흐름, 시청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만들어간다는 정서적 접근이 가미된 보다 큰 예능으로 발전되어야 하는 이유다.

벌써 1년이다. 우여곡절 끝에 캐릭터들은 자리를 잡았고,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도 성황리에 끝났다. 팬이라고 자부하는 든든한 아군도 있다.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 <아는 형님>은 주로 남성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B급 개그, 야한 농담이 전부가 아닌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쇼라는 점이다. 모든 것은 이 위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이제 반복과 안정, 초창기 콘셉트를 찾기보다는 다음 무대로 나아갈 때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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