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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본색’, 예능과 다큐 갈팡질팡하다 본색 잃었다
기사입력 :[ 2016-12-08 17:20 ]


‘아빠본색’의 변화가 성공적이지 않은 이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빠본색>이 2기 체제로 돌입했다. 지난 달 23일부터 김영호, 김흥국, 이창훈 가족이 완전히 빠지고, 보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사는 이한위, 주영훈이 합류해 김구라 김동현 부자와 함께한다. 그간 <아빠본색>은 가족과 사생활이 베일에 가려졌던 연예인들의 소박한 모습 혹은 평범한 가장의 얼굴을 만난다는 신선함과 공감대로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구라가 있었다.

스튜디오 예능으로 치차면 메인MC격인 김구라 부자의 역할과 존재감은 매우 결정적인 요소였다. 그는 그간 방송으로 알던 잔뜩 찡그린 시니컬한 얼굴과는 전혀 다른 따뜻한 아빠 미소를 보여줬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상적이지 않은 가정환경’을 정말 있는 그대로 노출했다. 이러한 반전과 어려서부터 연예인으로 활동했지만 그냥 김포에 사는 평범한 여느 아이와 다를 바 없는 김동현 군의 일상, 속 깊은 마음가짐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신선했던 시간이 지나고 유통기한이 다가왔다. 시청자들은 김 부자의 김포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러자 박휘순, 김경진과 함께 등산했던 이번 주처럼 점점 이벤트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이창훈, 김흥국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정면 돌파를 하고 있긴 하지만 김동현 군의 수시입학에 대한 부정적인 논란까지 겹쳐졌다. 이때 <아빠본색>은 재빠르게 정비했다. 청소년 자녀와의 관계에서 육아로 비중을 옮겼다. 육아예능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보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으로 볼거리를 마련하는 것은 육아예능이 지금까지 이어온 생존 전략이다.



제작진은 여타 프로그램과의 차별지점에 대해 “우린 아빠로서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배우자로서, 부모님께는 아들로서 다른 여타의 관계 속 가장에 주목해 중점적으로 다룬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아빠본색>은 포커스를 가장에 맞춰서인지, 최대한 리얼함을 견지하고자 함인지 가족이 주는 행복과 위안이란 풍선을 집 안 가득 띄어놓은 육아예능이나 TV조선 <엄마가 뭐길래>와 달리 예능적 요소가 적다. 다시 말해 로망을 자극하는 볼거리만을 전시하지 않는다. 여느 가정에나 하나씩 있을 법한 문제들을 편집으로 걸러내지 않고 이야기 속에 편입시킨다.

김흥국 가족은 기러기 아빠 후유증을, 이창훈은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 엄마에게 밀리는 아빠의 모습을, 김구라는 이혼의 아픔이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너무 행복해서 그동안 육아예능을 거절했다는 주영훈의 경우다. 살림과 육아에 완벽한 남편으로 소개했지만 2회분의 방송만 봐도 심각한 자녀 편애 문제가 두드러진다. <아빠본색>은 이런 갈등과 문제 요소를 지우지 않고 보여준다. 그런 다음 극복해나간다는 이야기까지 담으려 한다.



하지만 가족 관계와 삶이란 게 그렇게 방송 속에서 해결될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이벤트성 볼거리로 채워지는 예능과 <인간극장>류의 다큐멘터리 사이에서 길을 잃는 듯하다. 무언가 생각할 거리, 남들 사는 모습에 빠져드는 다큐라고 즐기기엔 이벤트성 방송 설정이 많고, 한 가정의 가장 행복한 한때만을 전시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과 비교해보면 마냥 행복감을 느끼긴 어렵다.

관찰형예능을 포함해 예능이 리얼하면 할수록 시청자들이 빠져들까? 지금까지 관찰형예능들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 리얼함과 재미의 순도가 연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예능이 일상의 친구이고 가장 가까이 있는 방송 콘텐츠이지만 드라마와 달리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인어, 도깨비, 잘생긴 군인이나 의사가 등장하는 판타지가 가미된 드라마와 마트 종업원의 노사분규를 다루는 일상이 핍진한 드라마 중 트렌디하고 흥행가능성이 높은 콘텐츠가 어느 쪽인지는 누구나 판단할 수 있다. 예능의 리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청자들이 일상 예능에 환호한 것은 ‘남들과 다름없이 산다’는 위로라는 당의정이 연예인들의 삶을 엿보는 재미를 감싸줬기 때문이다. 판타지가 없는 예능 <아빠본색>이 조금 더 영리하게 본색을 드러내야 하는 이유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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