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유재석·강호동, ‘X맨’ 시절 최강 조합 부활하나

[엔터미디어=정덕현]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했던 <런닝맨>이 대수술에 들어간다.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차례 제기됐던 일들이다. 사실상 중국에서의 대성공이 없었다면 지금껏 존속한다는 것이 어려웠을 프로그램이었다. 이미 개리가 하차하는 순간부터 <런닝맨>의 변화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송지효와 김종국 역시 하차를 공식화했고, 그 자리에 강호동이 거론되고 있다. 강호동의 소속사 SM C&C 측은 “<런닝맨> 측의 제안을 받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물론 아직 확정적인 건 아니지만 이렇게 전해진 강호동 합류 소식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양 갈래로 나뉘어진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과거 [X맨] 시절 최강 조합으로 얘기됐던 유재석-강호동 라인이 다시 만들어짐으로써 어딘지 정체되어 온 <런닝맨>에 새로운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나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꽤 오래 전부터 기대감을 표출해오곤 했었다. 물론 지금은 스타 MC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한때 양강 체제를 이끌어오던 유재석과 강호동이 아닌가. 그 조합은 확실히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그것만이라도 지금처럼 시청자들의 관심이 멀어진 <런닝맨>에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시각만큼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아무래도 <런닝맨>과 유재석의 골수 고정 팬이라면 강호동의 투입이 오히려 불안하게 여겨질 수 있다. 유재석이 이끄는 <런닝맨>은 여러모로 그가 가진 특성들이 프로그램 곳곳에 묻어있다. 하지만 강호동은 또 스타일이 다르다. 새로운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건 좋지만 강호동이 들어옴으로 해서 완전히 다른 <런닝맨>이 되는 건 고정 팬들로서는 원치 않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상황은 이미 개리가 하차했을 때부터 시청자들이 토로해왔던 것들이다. 개리 한 명이 빠지는 것으로 <런닝맨>이 활기를 잃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여기에 이미 하차를 확정지은 송지효와 김종국의 부재는 완전히 다른 <런닝맨>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조합은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오지만 기존의 <런닝맨>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관계들을 예고한다.

특히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건 강호동이 가진 예능 스타일이 <런닝맨>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호동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또 주장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이런 점이 김종국이 해왔던 부르투스 역할과 비슷하다 여겨질지 모르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김종국은 힘을 내세우며 유재석과 각을 세우면서도 부드러운 면을 보이는 캐릭터라는 점이 그렇다. 만일 강호동이 그 자리에 들어온다면 여러모로 김종국과의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어찌 됐든 <런닝맨>이 대수술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지금처럼 매번 게스트를 데려와 비슷한 패턴만 반복하는 것으로는 결국 <런닝맨>의 존속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수술은 역시 수술이다.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런닝맨>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캐스팅과 조합은 그 첫 단추라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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