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발굴단’, 세계에서 가장 빠른 태완 선수의 지원을 바라며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이번 주 SBS <영재발굴단>. 전국동계체육대회 경기도 예선 스피드 스케이팅 초등부 2000m 경기에서 6학년 김태완 선수가 3초 이상의 기록 단축으로 대회신기록을 세웠다. 순간 경기장에서 두 손 모아 응원을 하던 가족은 물론이고 김지선을 비롯한 스튜디오의 패널들도 눈시울을 적셨다. 필자 또한 밤늦은 시간임에도 감격에 겨워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도 선발전이라고는 하지만 올림픽대회 못지않은 긴장과 감동이었던 것.

사실 김태완 선수의 주 종목은 단거리다. 이미 500m에서 41초대의 독보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데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 선수나 이상화 선수도 세우지 못했던 기록이라나? 모태범 선수가 “초등학교 때 41초 쉽지 않죠. 저도 평균 42초 정도 탔던 것 같아요”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을 정도니 가히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한 모양이다. 4학년 때 스케이팅에 입문해 불과 2주 만에 금메달을 땄나하면 타고난 순발력으로 2년 만에 놀라운 기록을 보유하게 된 태완 군. 이 소년을 위한 후원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재스포츠지원센터’ 했던가? 흉흉한 소문을 지닌 이 단체가 태완 군처럼 지원이 꼭 필요한 스포츠 영재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할 계획이었다면? 그 어느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도대체 그 엄청난 자금은 어디에 어떻게 쓰일는지 모르겠다.

초등 스피드 스케이팅 단거리 최강자인 태완 군이 장거리에 도전하게 된 것은 4관왕이 되기 위해서라고. 더 나아가 2022년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 꿈이라는데 그 꿈을 이루고자 그야말로 불철주야 몸을 던져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안타까웠던 건 연습에 전념하기 어려운 가정환경이라는 점. 운동하는 태완이 뒷바라지에 뇌병변 1급으로 태어난 동생 예은이 재활을 위한 비용에, 부모님이 맞교대로 쉼 없이 일하셔야 하는지라 태완 군도 쪽잠을 자가며 예은이를 돌봐야 한다. 여느 아이라면 투정을 부릴 만도 하건만, “가족 모두가 힘들지만 예은이가 제일 힘들 것 같아요.” 속 깊은 태완 군의 말에 어찌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있겠나.



흔히 빙상 종목의 경우 어머니의 희생적인 뒷바라지가 필수라고들 한다. 그러나 태완이 어머니의 노력은 특히나 눈물겨웠으니 파주에서 국제 규격의 태릉 경기장까지 매일 왕복 2시간의 강행군. 그리고 밤늦게 훈련이 끝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재활 시설에 들러 예은이를 데려 와야 하고 이후 어머니는 바로 병원 밤 근무를 위해 집을 나서야 한다. 부모님이 교대로 일을 하고 교대로 집안일과 예은이를 돌보는 상황인 것이다. 두 분이 하루에 함께 보내는 시간은 겨우 10분에서 20분 남짓이라는데 혹여 누적된 피로로 인해 부모님 건강에 이상이라도 생긴다면? 지금도 톱니바퀴처럼 하루하루 힘겹게 돌아가는 태완이의 훈련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빤하지 않은가.

세상사 대부분이 본인의 그릇, 내 자식의 그릇을 가늠하지 못해 어긋나곤 한다. 돈 있고 권력 있는 세도가들, 제발 깜냥이 아니 되는 제 자식 붙들고 애쓰지 말고 진정한 보석을 위해,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영재를 찾아내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아울러 진정한 영재를 소개해준 <영재 발굴단>에도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59@daum.net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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