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논란, 왜 5년 만에 다시 들춘 걸까

[엔터미디어=정덕현] 갑자기 ‘티아라’라는 이름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5년 만에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듯 전 스태프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영, 효영 자매의 행실을 지적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한 것이다.

제보자가 그렇게 글을 올리게 된 계기는 지난 8일 방송된 케이블TV tvN <택시>에서 화영과 효영이 5년 전 논란이 된 왕따 사건을 회고하며 “많이 힘들었다”고 말하는 장면 때문이라고 했다. 제보자는 그것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넘어 ‘대인배 코스프레’라며 효영이 티아라 전 멤버에게 보낸 모바일 메시지 일부를 덧붙였다.

그 내용 속에는 “뮤뱅 가서 먼지 나게 맞자 기다려” “방송 못하게 얼굴 긁어줄게” “개들은 맞아야 정신 차리지” 등의 다소 거친 표현들이 들어 있었다. 또 제보자는 당시 화영의 다리 부상과 일본 공연에서 그녀가 빠졌던 상황들을 거론하며 실상은 큰 부상도 아니었음에도 다른 멤버들이 그녀의 빈자리를 채우려 고생할 때 그녀는 호텔방에서 네일아트를 받고 싶다고 했었다고 폭로했다. 그래서 당시 ‘의지의 문제’라는 말이 나오게 됐다는 것.

모바일 메시지 일부까지 덧붙여진 폭로이기 때문에 당연히 화영과 효영에게 논란의 화살이 되돌아갈 것이라 생각됐지만, 어찌 된 일인지 상황은 정반대다. 티아라 측이 아니라 화영과 효영에 대한 동정적 시각이 더 많이 보이는 것. 모바일 메시지에서 다소 격한 표현들 역시 만일 동생이 왕따를 당하는 상황이라면 자신도 그런 격앙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오히려 5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이런 폭로를 꺼내놓은 의도가 의심받는 상황이다.



물론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는 확인될 수 없다. 즉 쌍방이 어떤 문제로 대립을 했을 경우 어느 측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화영이 설사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고 한다면 동시에 모든 팀원들이 그녀를 왕따 시킨 것 역시 결코 적지 않은 잘못이다. 그러니 이들이 5년 전부터 지금껏 겪어온 아픔은 어쩔 수 없는 대가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지금은 많은 것들이 진정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다시 들춰진 논란은 화영과 티아라 양측이 겪어온 5년이란 세월을 지워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시 불붙은 진실공방은 양측 모두에게 득은 없고 실만 가득한 상황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 티아라 논란의 핵심은 팀이 함께 생활하면서 생겨난 문제이기 때문이다. 설사 한 사람이 튀는 행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대처하는 방식에서 왕따 같은 행위는 잘 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렇게 보면 양자가 모두 가해자이고 피해자인 셈이다. 도대체 왜 5년 만에 다시 과거의 논란을 들춘 걸까. 양자가 모두 아팠던 과거를 떨쳐내고 앞만 보고 나갈 순 없었던 걸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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