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순’ 박보영, 복스럽고 러블리한 데다 걸크러시까지

[엔터미디어=정덕현] 도대체 박보영의 무슨 마력이 JTBC 금토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을 펄펄 날게 만드는 걸까. 4회 만에 8.3%(닐슨 코리아). 애초 3% 시청률 돌파 공약을 내세웠던 것이 무색해져버렸다. 이 정도라면 두 자릿수 시청률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상황. 최근 JTBC가 드라마로 낸 최고의 시청률을 최단 기간에 경신하고 있다. 그간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왔지만 시청률에 유독 갈증을 느껴왔던 JTBC로서는 박보영을 업고 다니고 싶을 지경이다.

그런데 이런 놀라운 기록이 그저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건 단연 박보영이라는 배우가 가진 팔색조 매력이다. 이미 <과속스캔들>, <늑대소년> 같은 영화를 통해서 가능성을 보였던 박보영은 tvN <오 나의 귀신님>으로 드라마에서도 ‘시청률 보증수표’로 등극한 바 있다. 그러고 보면 <힘쎈 여자 도봉순>은 박보영을 만나면서 일찌감치 성공의 발판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보영이 가진 매력이 이렇게 드라마를 통해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까닭은 그녀가 가진 남녀노소 거의 모든 세대와 성별을 아울러 호감을 만들어내는 그녀만의 면면들 때문이다. 예를 들어 <힘쎈 여자 도봉순>에서 클럽에 놀러간 도봉순이 술에 취해 봉을 잡고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춤을 추다가 갑자기 봉을 뽑아서 놀라는 사람들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장면은 도무지 박보영이 아니면 그만큼 자연스럽게 소화가 될 수 있을까 싶은 면이 있다.



또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왔지만 마음속으로 짝사랑해온 인국두(지수)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수줍어하는 모습이 동네 깡패들 앞에서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되어 천연덕스럽게 그들을 제압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어찌 보면 가녀리게만 보이는 그녀가 공기총 테러로 다친 사장 안민혁(박형식)을 영화 <보디가드>의 한 장면처럼 안고 뛰는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귀엽고 또 한 편으로는 남녀 관계의 역전이 만들어내는 어떤 기존 관념을 깨는 시원함까지 전해주는 것 역시 그녀가 아니면 이만큼 잘 소화됐을까 싶은 장면들이다.

<힘쎈 여자 도봉순>은 그래서 그 때론 한없이 러블리하고 귀엽다가도 어느 순간 폭력적인 상황 속에서는 힘센 슈퍼 히어로로 변신하는 그 다채로운 변신이 캐릭터가 가진 핵심적인 매력이다. 그런데 그것이 다름 아닌 박보영이라는 연기자에게는 마치 제 옷을 입은 것처럼 딱딱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박보영이 가진 매력의 실체는 나이든 세대에게는 ‘복스러움’으로 다가오고, 남성들에게는 귀엽고 러블리한 매력이며, 여성들에게는 귀여우면서도 걸크러시를 보여주는 그런 워너비의 면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지나치게 여성적인 이미지를 보이면 오히려 여성들에게는 비호감이 되기 쉽고, 걸크러시를 강조해서 드러내면 나이든 세대에게는 너무 ‘나댄다’는 얘기를 듣기 쉬운 게 우리네 현실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박보영은 이런 세대와 남녀를 통틀어 호감을 갖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배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렇게 좋은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해도 그것이 제대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그 매력을 제대로 끄집어낼 수 있는 작품의 캐릭터를 만나는 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박보영과 <힘쎈 여자 도봉순>의 만남은 연기자와 캐릭터의 시너지라는 점에서 하나의 정답 같은 느낌을 준다. 4회만에 시청률 8%. 그것이 그저 우연이 아닌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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