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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이상해’, 뻔해도 궁금해지는 주말극의 정석
기사입력 :[ 2017-03-06 15:20 ]


‘아버지가 이상해’, 이 평범한 가족에 자꾸 눈이 가는 까닭

[엔터미디어=정덕현] 새로 시작한 KBS <아버지가 이상해>는 전형적인 주말극의 정석을 보여준다. 자식들에게는 자상하고 아내에게는 늘 애정이 넘치는 아빠 변한수(김영철)와 실질적으로 가족을 챙겨나가는 엄마 나영실(김해숙)이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변혜영(이유리), 변준영(민진웅), 변라영(류화영), 변미영(정소민)의 다양한 자식들이 저마다의 고민거리와 갈등들을 갖고 포진해 있다.

평범한 분식집을 꾸려나가고 있지만 바뀐 건물주 오복녀(송옥숙)의 등장은 갈등과 함께 자식들인 변혜영과 차정환(류수영) 간에 얽혀질 혼사장애의 이야기를 예고한다. 똑 부러지는 성격의 변혜영은 독설에 가까운 직설을 날리는 잘 나가는 변호사지만 동생 변준영은 5년 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중이고, 변미영은 한 때는 국가대표 유도선수이기도 했지만 부상으로 은퇴하고 취업준비생으로 고군분투하는 착한 막내다. 변라영은 요가강사지만 어딘지 제 미모 하나 믿고 실속은 없어 보이는 인물이다.

이처럼 <아버지가 이상해>의 가족구성은 우리네 현실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채워져 있다. 각각의 인물들이 사회 속에서 부딪치는 이야기들은 우리네 현실의 어려움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다시 모여 한 가족으로 뭉치면 화기애애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KBS 주말드라마가 가진 공식적인 구성이다. 갈등이 있어도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많은 문제들은 봉합된다.

2회 만에 아이돌 출신 연기자인 안중희(이준)가 사실은 변한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또 ‘출생의 비밀’이냐는 비판적 시선이 생겨났지만, 사실 이 설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출생의 비밀’ 코드를 활용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이렇게 이질적인 인물이 이 평범하고 소박한 가족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 생겨나는 이야기들이 진짜 하려는 목적이다.



주말극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틀은 <아버지가 이상해> 역시 벗어날 수 없는 기본구성일 수밖에 없다. 사실 주말극의 기본 시청률이 20%부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가능한 건 바로 이 기본적인 틀을 기대하는 고정적인 시청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시청층은 새로운 주말극이 시작한다고 해도 늘 기대하는 그 틀을 기대한다. 부모와 자식의 가족구성이 있고, 그들이 다른 가족과 결혼 같은 문제로 얽혀드는 과정을 보고 싶어한다. 틀에 박힌 구조지만 항상 힘을 발휘하는 틀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전형적인 틀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이상해>가 궁금해지는 대목들은 존재한다. 그건 자식들 각각이 자신이 처한 상황들을 통해 보여주는 현실적 공감대 같은 것들이 개성에 맞는 대사를 통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가까스로 취직이 결정된 변미영이 그 회사의 팀장으로 있는 인물이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고민하는 대목에서, 언니인 변혜영이 날리는 직설이 그렇다. “너 인생이 동화인 줄 아니? 부모님 생각 안하니? 너 무조건 그 직장 다녀. 참고 버텨. 좌절감? 스트레스? 그건 세상 모든 직장인이 매일 느끼는 거야. 나는 안 느꼈을 거 같아? 엄마, 아버지, 안 느꼈을 거 같아?”



그러고 보면 그 전형적인 가족구성에도 자꾸만 그 가족이 궁금해지는 건 바로 이러한 공감 가는 캐릭터들이 주는 소박한 매력들 덕분이다. 변혜영은 자기중심적이지만 시원시원한 면이 있고, 막내 변미영은 어딘지 마음이 약해보이지만 한없이 착한 면이 마음을 잡아끈다. 변준영은 교재 사야한다며 받은 돈으로 로또를 긁는 철없는 인물이지만 이 가족의 유쾌한 분위기 메이커이고, 변라영은 조금은 현실 분간 못하는 천방지축 캐릭터지만 어딘지 귀여운 면이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제목에 드러나 있듯이 향후 아버지와 관련된 어떤 비밀이 조금씩 풀려나가는 메인 스토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힘을 발휘하는 건 그런 사건 전개만큼 중요한 각각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소소한 공감대들의 조합이다. 도대체 저 가족은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한 궁금증. 코믹하면서도 로맨틱하고 또 짠하면서도 뭉클한 사랑이야기와 가족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끄는 힘이 있다. 특히 주말극에서는.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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