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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진동의 원리는? 과학기술을 일상에서 배운다
기사입력 :[ 2017-03-10 18:02 ]


도구와 기계를 움직이는 과학의 원리 설명···세계적 베스트셀러 재개정판 출간

[엔터미디어=백우진의 잡학시대] 노란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녹색이 된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노란색과 파란색은 빨간색과 함께 삼원색을 이룬다. 삼원색의 배합에서 수많은 색채가 나온다. 가장 기본적인 배합은 노랑과 파랑, 파랑과 빨강, 빨강과 노랑, 세 가지다. 따라서 노란색과 파란색을 섞는 것은 산수로 치면 ‘하나 더하기 둘’이나 마찬가지다. 그 결과가 셋이라는 것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노란 물감과 파란 물감을 같은 비율로 혼합하면 녹색이 되는 현상도 기본적인 사실로 여겨진다.

의문을 전혀 품지 않았던 이 현상의 원리를 이 책에서 배웠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인간이 발견하고 발명한 것 가운데 내가 아는 부분이란 얼마나 작디 작은가! 나는 더욱 겸손해졌다. 과학 문명을 전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더욱 호기심을 품고 바라보고 생각하게 됐다. 이 책 덕분이다.

둘째 아들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책을 꺼내 다시 들춰본 건 페이스북에서 ‘이 책이 절판된 이후 헌책방에서 10만 원에 거래된다’는 얘기를 읽고 나서다. 내가 방치한 이 책이 세간에 귀하고 소중한 존재가 됐다고 하니 이 책이 다시 보였다. 일찌감치 이 책을 높게 평가해 사들인 내 안목을 뿌듯해하는 마음도 들었다.

다시 읽어보니 내가 십여 년 전에 이 책을 조금만 읽고 만 이유가 짐작됐다. 삽화가 시원시원하게 배치돼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페이지를 휙휙 넘길 생각일랑 접고 궁리하면서 읽어야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 쉽게 술술 넘길 수 있는 책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자 완독을 포기한 듯하다.

이 책을 다시 잡은 뒤 자전거 브레이크의 원리를 파악했다. ‘거 참 간단하면서도 원리를 재치있게 심어놓은 장치로군.’ 그 다음엔 휴대전화 단말기를 떨게 하기 위해 무슨 장치를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배웠다. 한참 전에 궁금해한 부분인데, 생각보다 간단했다. ‘내가 왜 이걸 생각하지 못했지?’ 휴대전화 진동장치는 탈수조의 빨래가 한 덩어리로 뭉쳤을 때 세탁기가 덜컹대는 원리로 휴대전화를 떨게 한다. 휴대전화에 작은 모터를 심어놓는데, 그 모터는 축에 무게가 한 쪽으로 쏠린 덩어리가 달려 있다. 모터가 돌아가면 휴대전화가 흔들린다.

이 책은 1988년에 처음 ‘The Way Things Work’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국내에는 1997년에 선보였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널리 읽혔다. 이 책은 10년 뒤인 1998년에 ‘The New Way Things Work’이라는 개정판으로 변신한다. 강산보다 더 빨리 바뀐 과학기술의 새 영역을 반영했다. 개정판의 한글 번역본은 2002년에 출간됐다. 우리 집에는 이 책이 있다.



이 책은 또 거듭났다. 2016년에 ‘The Way Things Work Now’라는 재개정판으로 변신했다. 재개정판은 국내에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2월 나왔다. 재개정판은 스마트폰, LCD 스크린, 전자 종이, 3D 프린터, 쿼드콥터(드론) 등 최신 기계들이 추가됐다. 작은 예를 들면, 재개정판은 드론이 어떻게 방향을 바꾸는지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저자는 두 사람이다. 데이비드 맥컬레이는 1946년 영국에서 태어나 건축학을 공부한 일러스트레이터다. 닐 아들리는 영국의 뛰어난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으며 과학과 기술에 대한 책 100여 권으로 이름을 알렸다. 1937년 생으로 2004년에 타계했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이 책을 아들리가 쓰고 맥컬리가 그렸다고 설명한다.

이걸 알게 되니 책의 앞부분 한 페이지가 뇌리를 스친다. 그랜드 피아노가 실린 페이지다. 400페이지 책의 매우 앞부분인 26쪽에 그랜드 피아노가 나온다. ‘도구와 기계의 무대 맨 앞 줄에 피아노라니’, 이런 느낌을 설핏 가졌는데, 그 배치는 저자 중 한 명인 아들리가 의도한 것이었구나.

이제 대학 고학년이 된 둘째 아들은 이 책을 중학교 때 재미있게 읽었단다. 그랬으면 됐지. 원래 애들 위해서 장만한 것이니. 이제 내가 시간을 들여 재미있게 읽을 차례다.

칼럼니스트 백우진 <한화투자증권 편집위원> smitten@naver.com

[사진=LG전자, 크래들]

[책 정보]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 데이비드 맥컬레이 지음, 박영재·김창호 옮김, 400쪽, 크래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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