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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어떻게 해야 ‘미우새’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17-03-27 13:45 ]


‘나 혼자 산다’가 계속 잘 살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배우 김지수가 일상을 공개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시청률이 오르고, 하룻밤이지만 실검도 장악하며 화제를 일으켰다. 2013년 이맘 때 시작한 <나 혼자 산다>는 노홍철, 데프콘, 이성재, 김태원, 김광규, 육중완, 이태곤, 황치열, 김용건, 김반장, 이국주, 슬리피 등등을 거쳐 전현무와 박나래로 이어진 지금, 이제 노선과 타깃을 확실히 정한 것 같다. 베일에 가려진 새로운 인물에 대한 관심으로 흥미를 유지하고, 예전보다 더 확실하게 우리는 모두 남다르지 않게 산다는 위안과 외로움을 기본 정서로 삼는다.

색다른 변화는 아니지만, 점점 더 정서적인 본질로 접근하는 방향이다. 더 이상 연예인의 생얼 공개나 살림의 꿀팁에 반응하던 시대는 지났다. 김지수의 일상과 집 안을 들여다보고 그는 어떻게 하루를 살고 있는지 관찰한다. 김지수가 세안을 할 때 전현무가 클렌징을 왜 저렇게 조금만 쓰는지 묻고, 기초화장을 할 때 얼굴을 두드리는 장면을 보고 한혜진이 나는 잘 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는지 저런 것들이 궁금하다고 말한 것처럼 시청자들은 새로 사귄 친구의 집에 놀러가듯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첫 번째 재미 요소다.

뚜껑을 열고 보니 주거 환경만 다를 뿐 나와 별반 다르지 않게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전해지는 위안이 두 번째 재미 요소다. 멋지고 잘난 연예인들도 사실 연애나 일, 가족에 대해 우리와 같은 고민과 감정을 느끼고, 집 안을 청소하는 모습과 쓸쓸히 먹는 밥 등 우리와 별 다르지 않는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비슷한 누군가가 있다는 데 안심을 하게 된다.



김지수가 미술을 하게 된 이유를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타로카드로 연애운을 점쳐 보는 인간적인 면모에서 교감하는 공감대는 <나 혼자 산다>를 지속가능하게 만든 핵심이다. 그 덕분에 특히 혼자 사는 특정한 세대와 성별의 시청자층(아마도 30~40대 여성들)에게 금요일 밤에 늘 항상 그 자리에서 만나는 이웃이나 친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한때, 반지하, 옥탑, 원룸 등등 다양한 주거공간에서 살아가는 출연자들이 본격 등장하기도 했다. 화려하고 신비로운 연예인의 일상보다 오늘날 도시 청춘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김반장, 기안84, 이시언, 박진주, 최덕문 등이 그런 인물들이다. TV에 나오는 연예인이라는 선입견 부수고 인테리어랄 게 딱히 없는 작은 원룸이나 빌라 등 젊은 세대의 일반적인 주거 공간에 카메라를 비췄다. 나와 다르지 않다는 이웃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낡은 집이나 옥탑방에서 번듯한 집으로 옮겨간 이국주, 황치열, 육중완, 강남 등 출연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대리만족의 재미 또한 있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삶이 수반하는 외로움과 위안은 현실을 핍진하게 반영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었다. 약간의 환상과 나와 정말 다름에도 나와 비슷한 것처럼 느껴지는 기시감이 필요했다. <나 혼자 산다>가 비슷한 포맷에서 보다 확장성과 예능 요소를 가미한 <미운 우리 새끼>에게 크게 밀렸던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나 혼자 산다>가 집중하던 현실적인 삶의 모습과 경제적으로 안정된 볼거리가 많은 <미운 우리 새끼> 사이의 차이는 시청률로 드러났다.

결국, 설 특집의 다니엘 헤니를 기점으로 이번에 만나본 김지수, 자이언티, 이소라, 헨리, 업그레이드 된 나래바 등 특색 있는 삶과 볼거리가 있는 인물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볼거리 보강에 나섰다. 그리고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엿보고 싶은 볼거리와 우리가 다르지 않다는 위안의 정서가 균형을 이루고, 전현무,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등 패널진이 안정되면서 웃음 요소도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노선에도 숙제는 남아 있다. 명확한 타깃과 위안과 외로움이라는 정서를 기본으로 삼다보니 지금 보이는 1인 가구의 삶 엿보기는 새로운 시청자 유입의 가능성이 떨어진다. <미운 우리 새끼>가 예능으로써 10대부터 어머니 세대까지 흡수할 수 있다면, <나 혼자 산다>는 보다 트렌디한 포즈를 띄면서 중장년층과는 멀어지고, 이 정도로 안착하기 위해서 예전보다 훨씬 더 아등바등해야 하는 10~20대 초반의 시청자들에게 외로움은 정서적으로 거리가 멀다. 결국 확장하려면 환상의 영역이나 예능의 요소가 더욱 필요하다.

<나 혼자 산다>는 사실상 평가가 마무리된 프로그램이다. 존재가치는 스스로 오랫동안 충분하게 증명했고, 타깃 시청자와 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모두 확실하다. 일희일비 할 필요도 없는 것이 매너리즘도 잘 극복해왔다. 다만, 매번 같은 이야기는 지치기 마련이다. 한 번씩 오는 위기와 확장성을 갖추기 위해선 적절한 캐스팅과 함께 외로움을 넘어선 교감 지점을 마련하고 1인 가구에 대한 로망도 부각해야 할 필요도 있다. 현실과 로망의 교차점을 어떻게 마련하고 그 긴장의 줄다리기를 어떻게 잘 조절할 것인가에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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