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박유천 이미지 회복 못하는 근본적 이유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박유천의 결혼소식은 갑작스레 공개됐다.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중인 박유천이 8월 말 소집해제를 하면 9월에 결혼을 할 거라는 거다. 물론 과거에는 연예인들의 결혼소식에 그리 탐탁찮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박수를 치는 팬들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박유천의 경우는 영 그렇지 못하다. 물론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성폭행 혐의로 덧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가 좀체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 상대가 남양유업 고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라는 사실은 이러한 갑작스런 결혼소식에 더더욱 좋지 않은 이미지를 덧씌웠다. 물론 외손녀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마는 남양유업은 한때 대리점주에 대한 갑질 횡포가 드러나며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던 기업이다. 결혼소식은 그래서 박유천측이나 남양유업측이나 모두에게 그리 좋은 영향을 만들 수 없었다.

사실 연예인의 경우 성 관련해서 생겨난 부정적 이미지는 때론 결혼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통해 어느 정도 상쇄되기도 한다. 어쨌든 안정된 가정을 꾸렸다는 사실은 그간의 삶과는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고 어떤 새 출발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유천의 결혼소식은 그걸 상쇄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불미스러웠던 사건을 상기시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게다가 그가 마침 군 복무 중이었다는 사실은 가뜩이나 안 좋은 대중정서에 삐딱한 시선까지 만들었다. 물론 공익근무요원이기 때문에 출퇴근을 하는 입장이지만, 군대 문제에 있어서 특히 연예인들에게 엄격한 시선을 보이는 대중들에게 복무 중 연애 사실은 어떤 위화감 같은 걸 만들어낸다. 그것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보통 사람들과의 비교점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들의 시작점은 역시 네 차례 연속으로 터져버린 성폭행 혐의다. 당시 언론에 의해 공개된 내용들은 대중들로서는 스타의 내밀한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호기심과 함께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물론 그 혐의를 그는 모두 벗었다. 성관계에 강제성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박유천 측은 오히려 상대 여성들에게 무고죄로 맞고소를 한 상황이다.

하지만 무혐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박유천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을 바뀌지 않았다. 단지 강제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으로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 상황이 됐지만 대중들로서는 그렇다고 그의 행실에 잘못이 없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성단체들은 이번 박유천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본말이 전도됐다”며 오히려 피해자인 여성들이 무고죄로 고소당함으로 해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정당한 호소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애매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성폭력과 성행위 사이의 경계다. 그래서 법정에서 다뤄지는 강제성 입증 같은 것들은 심증은 있어도 물증이 없으면 확정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혐 논란이 가중되는 사건들을 겪으면서 대중들은 그 어느 때보다 성폭행에 대해 민감해져 있다. 즉 성관련 사건에 있어서 대중들에게는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에 대한 공방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니 무혐의 처분을 받아도, 또 결혼 소식이 들려와도 이를 환영하는 소리들이 나올 리가 만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