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의 진행형인 사과, 달라진 삶이 보여준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사실 사과는 쉽다. “잘못했다”고 말하면 되는 일. 하지만 그 사과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일은 어렵다. 제 아무리 “잘못했다” 말해도 듣는 당사자가 그것을 받아주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인들의 경우, 불특정 다수인 대중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의 마음을 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받아들이는 이들의 입장에 따라 자칫 변명처럼 느껴질 수 있다.

방송인 노홍철이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다. 지난 7일 여의도에서 열린 ‘청춘페스티벌 2017’ 무대에서였다. 그는 음주운전이라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재차 사과하며, 당시 자신이 대리운전 모델을 하고 있는데다, 가까운 거리인데 대리운전을 부르면 대리기사분이 기분이 나쁠 것이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또 경찰에 적발된 후 측정과 채혈 중 채혈로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채혈을 하면 얻게 되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통해 방송에 덜 피해를 주기 위해서였다고도 밝혔다. 사실 채혈로 측정을 하게 되면 수치가 더 많이 나와서 노홍철에게는 불리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물론 노홍철이 이런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꺼낸 건 그것이 청춘들에게 어떤 위로와 위안을 줄 수 있는 강연을 하는 자리여서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 그래서 잘 달려오다 넘어지게 된 그 지점으로 인해 지금의 달라진 자신의 삶이 가능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인생에 갑자기 닥친 위기가 그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

그는 별로 책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당시 책을 읽으며 많은 위로와 위안을 받았고 그래서 책을 봤고 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책방을 차리게 됐다고도 했다. 지금은 책방이 방송보다 더 재밌다고 했다. 또 이미 알려진 자신이 자숙기간에 어떤 행동을 해도 그것이 의도와 다르게 읽히는 것을 보며 결국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보다는 내 행복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노홍철의 사과는 어떤 의도를 갖고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청춘들에게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누구나 넘어질 수는 있지만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긍정하고 새로운 삶의 기회로 여기는가가 중요하다는 걸 그는 말하고 있었다.

많은 연예인들이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르며 사과를 한다. 그리고 사과를 하고 나면 모든 게 마무리된 것처럼 더 이상 그 일을 언급하지 않으려고 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과는 결코 문제의 끝이 아닐 것이다. 그 사과가 진심으로 상대방에 닿게 하기 위해서는 사실 당사자의 행동이 뒤 따라야 한다. 달라진 삶을 통해 해온 노홍철의 사과는 그런 점에서 보면 3년째 진행형이다. 그의 사과가 변명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마이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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