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백선생3’ 남상미·‘윤식당’ 정유미, 이들의 공통 매력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예능 프로그램 <집밥 백선생3>에서 남상미가 새로운 제자로 합류한다는 소식은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사실 요리불능자들이 제자로 나오는 콘셉트였고 그러다보니 남자들이 주로 그 자리를 차지해왔던 게 지금까지의 <집밥 백선생>의 구성이었다. 백선생의 첫 여제자로서의 남상미라는 존재는 그래서 그 자체로 시선을 잡아끌었다.

흥미로운 건 우리의 생각을 깨고 남상미가 제자들 중 가장 요리를 못하는(아니 해본 적이 별로 없는) 요리불능자였다는 사실이다. 무언가 미션을 제시하면 못해도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다른 제자들과 달리 남상미는 한참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때론 미션 주제인 주재료 자체를 넣지 않고 요리를 하는 미숙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상미는 솔직하게 자신이 왜 요리를 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이유를 들려줬다. 워낙 요리를 잘 하시는 시어머니 덕분에 자신은 항상 보조 역할만 해왔다는 것. 하지만 남상미는 그렇게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낸 후, 누구보다 열심히 요리수업(?)에 임했다. 노트를 하고, 새로운 만능소스를 만들어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 맛을 보며, 또 배운 건 실제로 일상에서 해보는 노력을 깃들였다. 그래서 지금 현재 남상미는 가장 성장한 제자의 면면을 보이고 있다. <집밥 백선생>이 결국 보이려는 것이 바로 요리불능자였던 제자가 척척 요리를 해내는 그 성장과정이라는 걸 염두에 두고 보면 남상미만한 인물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남상미의 출연은 마치 ‘금녀’의 구역처럼 막연히 여겨지던 <집밥 백선생>의 문턱을 낮춰놓았다. 이제 여성 출연자들도 얼마든지 제자로 출연할 수 있게 되었고, 프로그램이 기치로 내세우는 것이 남성 여성을 나눠 남성을 가르치는 그런 방향이 아니라, 요리를 배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남상미라는 존재는 확실히 보여주었다.



예능에는 첫 출연이지만 오히려 그 낯설음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존재는 남상미만이 아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윤식당>에서의 정유미도 마찬가지의 참신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정유미가 이 프로그램에서 대단히 특별한 웃음이나 멘트를 하고 있는 부분은 그다지 없다. 하지만 그런 웃음이나 멘트들 대신 정유미는 척척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고 스스로 행동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큰 호감을 얻었다.

만일 정유미가 예능 출연에 익숙한 예능인이었다면 어땠을까. 방송분량에 적합한 이야기나 행동들을 의도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움이 상당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었을 게다. 오히려 방송을 하는 것이라는 의식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진정성 있는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

남상미도 정유미도 사실 예능 초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프로그램에서 더 주목받는 그런 위치에 서게 됐다. 이렇게 된 것은 현재의 대중들이 예능 프로그램들 속의 리얼리티에 대한 민감함이 만들어낸 일이다. 꾸미지 않고 날 것 그대로의 면면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오히려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훨씬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

물론 여기서 중요한 건 당사자들의 인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상미도 정유미도 그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아끌었던 건, 그녀들이 보여주는 노력하고 배려하는 자세와 태도가 너무나 예쁘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꾸며낸다고 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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