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나영석 PD, 이번에도 발휘한 캐스팅 신공

[엔터미디어=정덕현] 이번에도 나영석 사단은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그려낼 수 있을까. 나영석 사단이 새롭게 내놓는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에 대한 tvN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것은 교양과 정보 같은 소재들이 오락채널인 tvN에서 어떻게 요리될 것이고 그 반응은 어떨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다. 만일 <알쓸신잡>이 성공하게 되면 tvN은 자신들만의 교양(나아가 시사까지) 부문에 대한 새로운 영역 개척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기자 간담회를 통해 나영석 PD는 <알쓸신잡>이 “절대 재미없는 방송은 아니다”라고 했고, 그 재미는 “다른 차원의 재미”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건 지금껏 나영석 사단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웃음만이 재미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적인 재미’ 또한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 재미라는 것.

중요해지는 건 역시 누가 그런 ‘지적인 재미’를 전해줄 것인가다. 사실 강연이나 강좌 같은 지적 재미를 주는 영역에서 관건은 섭외다. 누가 강연자로 나오느냐에 따라 똑같은 이야기도 달리 들리기 때문이다. 나영석 PD가 꺼내놓은 카드는 유시민 작가,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김영하 소설가, 정재승 물리학자 등이다.



나영석 PD는 사실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내놓을 때마다 캐스팅만으로도 대중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 바 있다. <윤식당>에서도 윤여정과 정유미라는 캐스팅을 통해 방송 전부터 기대를 끌어 모은 바 있고, <삼시세끼> 어촌편은 차승원과 유해진이라는 기막힌 조합을 캐스팅만으로도 주목시킨 바 있다.

<알쓸신잡>의 유시민 작가는 사실 요즘 가장 뜨겁고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나오는 족족 프로그램들을 성공시키는데 유시민 작가라는 이름 석 자가 발휘하는 영향력이 있을 정도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이고, 그것을 대중들의 언어로 풀어 설명해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게다가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지는 인물이니 방송 섭외 1순위가 아닐 수 없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의 경우는 <알쓸신잡>이 여행을 또 하나의 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신의 한 수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지역에 가면 그 곳에 유명한 음식들을 거의 꿰고 있고, 그것을 또한 지적인 인문학적 소양으로 풀어낼 줄도 아는 인물이다. 그러니 이 뇌가 즐거운 프로그램에 그의 존재는 입도 즐거운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김영하 소설가에게서 기대되는 건 소설가 특유의 감성적인 면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런 감성을 깨는 의외의 면모가 웃음을 주는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역시 소설가의 눈에 보이는 것들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접근이 되지 않을까. 정재승 물리학자는 이 문과적 감성의 틀에서 이과적 색깔을 부여하는 이색적인 역할을 갖게 됐다. 일상적인 사안들을 과학의 시선으로 보면 얼마나 엉뚱한 차원의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인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들과 함께 하는 유희열은 일반 시청자들의 시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어딘지 남다른 영역들에 대한 지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 때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이야기에 솔직한 반응을 보여주는 역할이 그것이다.

항상 그래왔지만 이번에도 캐스팅만으로 나영석 PD는 성공의 첫 단추를 잘 꿴 느낌이다. 그가 만들어낼 교양에 대한 새로운 재미들은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게 될까. 지금껏 해오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그 첫 방송의 결과가 궁금하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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