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박명수 아내 출연 왜 팬들조차 호불호 나뉠까

[엔터미디어=정덕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무한뉴스’ 특집으로 갖가지 소식들을 전했다. 이효리가 출연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 놀라운 춤의 세계를 보여줄 김설진의 출연과 그를 통해 춤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질 거라는 소식, 또 NBA스타인 스테판 커리가 출연할 거라는 소식과 박명수가 최고층 빌딩의 외벽청소에 도전할 거라는 소식 등이 전해졌다.

여기까지는 시청자들이 반색할만한 소식들이었다. 그런데 후반부에 마포 경찰서 홍보대사로 위촉된 하하가 친구들과 함께 나선 순찰에서 ‘안심 귀가 서비스’를 알리다가 갑자기 노래방에서 놀고 있는 아내, 별을 찾아가는 장면이 이어졌고, 그 곳에 함께 있던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 씨가 등장했다. 그저 우연히 지나치다 만난 장면이었다면 그건 시청자들에게도 반가운 순간이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한수민 씨는 하하의 안내로 별과 함께 <무한도전> 팀들에 합류해 방송을 이어갔다. 박명수는 “골칫거리가 생겼다”며 아내의 방송출연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렇다고 방송을 피하게 하거나 막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내에 대한 자신의 무한 사랑을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무한도전>은 한수민 씨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광고를 찍고 싶다고 했다는 한수민 씨에게 어떤 광고가 찍고 싶냐고 묻자 “마트 광고가 찍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고, 본래는 남편이 “날로 먹는 줄 알았다”는 방송의 어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그 방송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며 향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는 “한 번 견뎌보겠다”고 말해 방송출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무한도전>은 리얼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출연자들의 사적인 사안들까지 뉴스로 공개하곤 해왔다. 그러니 출연자들의 아내가 방송에 나오는 것 역시 그 연장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그것은 최근 연예인들이 자신의 가족들을 소개하고 그래서 가족들 역시 방송인이 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다.

연예인 가족의 방송 출연은 최근 ‘관찰 카메라’ 형식이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로 등장하면서 더 가속화되었다. 사실상 리얼리티쇼의 우리 식 변용이라고 할 수 있는 관찰 카메라가 누군가의 사적 영역을 들여다보는 불편함을 상쇄시키기 위해 ‘가족 콘셉트’를 활용하면서 연예인의 자식이나 부모, 사돈 등등 다양한 가족들이 방송인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출연이 시청자들에게는 방송의 사유화로 비춰지는 것도 사실이다. 방송에 나간다는 건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연예인 가족의 경우는 그 후광을 통해 쉽게 방송에 진입한다. 어떤 나름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는 그것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준다는 것이다.

박명수의 아내가 <무한도전>에 나오게 된 건 우연적인 것처럼 시작했지만 보는 이들에 따라서는 모든 게 기획된 부분처럼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방송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부분이 그렇다. 그런데 방송은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물론 <무한도전>이 갖고 있는 ‘리얼’의 요소로서 가족이 우연찮게 한 번쯤 등장할 수는 있을 것이다. 많은 관찰 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그것을 당연하게 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은 사적인 부분이 리얼하게 방송을 타면서도 동시에 공적인 역할 또한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세상의 현실들을 외면하지 않고 <무한도전> 방식으로 담아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명수의 아내가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향후 방송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모습은 <무한도전> 팬이라고 해도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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