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와 남지현, 아역에서 이젠 설렘 주는 성인역으로

[엔터미디어=정덕현] 유승호와 남지현은 과거 <선덕여왕>에서 각각 김춘추와 어린 덕만 역할을 연기한 바 있다. 사실 유승호는 이 때 이미 아역 딱지를 떼고 온전한 성인 연기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워낙 동안인데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에 몸 담아온 아역의 이미지가 강해 그걸 벗어던지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욕망의 불꽃>이나 <보고싶다> 같은 작품은 유승호의 그런 노력이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온 건 유승호에게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군필자라면 응당 느껴질 수밖에 없는 성숙함 같은 것이 유승호에게 자연스럽게 덧붙여졌고, 그 힘은 현재 방영되고 있는 <군주 – 가면의 주인>에서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왕세자로서 가은(김소현)과 엮어지며 보여주는 절절한 멜로 연기는 제대로 설렘을 주는 성인역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진 유승호의 성장을 확인시켰다.

남지현 역시 <선덕여왕>에서는 어린 덕만 역할로 주목받았던 아역배우였다. 당시만 해도 선머슴 같은 덕만의 모습을 잘 소화해냈던 말괄량이 소녀 같은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그녀가 조금씩 성숙되어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 작품은 작년에 방영됐던 <쇼핑왕 루이>였다. 이 작품에서 그녀가 맡은 고복실이라는 캐릭터는 선머슴 같은 이미지와 동시에 멜로 상황이 더해져 그녀에게는 어떤 과도기 같은 느낌을 주는 역할이었다.



그리고 최근 방영되고 있는 <수상한 파트너>는 이제 완전히 성인역에 들어와 있는 남지현을 발견하게 한다. 변호사라는 커리어우먼으로서 노지욱(지창욱)과 그녀가 벌이는 밀당과 멜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연쇄살인이 벌어지는 스릴러적 상황과 진실을 추적하는 법정물의 색깔 안에서도, 또 그런 긴장감 위에 그려지는 달달한 멜로 속에서도 그녀는 어느새 잘 어우러지는 배우가 되었다.

최근 아역으로 활동했던 배우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써클>의 여진구가 그렇고, <군주>의 김소현이 그러하며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유정이 그렇다. 사실 아역이 자연스럽게 성인역으로 성장해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역 시절부터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라면 그것이 성인역으로 연기 변신을 해나가는 데는 오히려 족쇄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최근 여러 아역 출신 배우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건 드라마업계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다 할 배우가 없는 지 늘 비슷비슷한 배우들이 나이가 들어도 계속 주연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보다, 이렇게 새롭게 성장한 배우들이 여러 드라마에서 확고한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것이 훨씬 업계를 풍요롭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유승호와 남지현의 성공적인 성인역 안착은 그래서 향후 이들이 보여줄 다양한 작품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사극에서 특히 돋보이는 유승호와 장르물은 물론이고 멜로까지 잘 소화해내는 남지현. 흔히들 “잘 자랐다”고 표현하는 이들의 필모그라피는 그래서 아역배우들에게는 하나의 모범답안 같은 행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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