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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마이’ 우리는 왜 이 작은 드라마에 마음이 흔들렸나
기사입력 :[ 2017-07-12 11:11 ]


흙수저도 메이저, ‘쌈마이웨이’의 든든한 위로

[엔터미디어=정덕현] “네가 있는 곳이 메이저야!” KBS 월화드라마 <쌈마이웨이>가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사회로부터 마이너 취급을 받는 청춘들. 본래 하고 싶었던 일과 갈수록 멀어져 꿈은 고사하고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버텨내는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이 드라마는 그런 사회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그런 일을 하라고 말한다. 그 곳이 바로 메이저라고.

화려한 삶은 항상 저편에 있다. 동생 병원비 때문에 부정경기를 치르고 꿈이었던 태권도를 접게 된 고동만(박서준)은 마치 스스로에게 벌을 주듯 진드기 잡는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그렇게 영영 무도의 길을 떠나 잊고 살아가려 하지만 그는 결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의 시간은 김탁수(김건우)에게 경기를 일부러 져주던 그 날에 멈춰 있었다. 태권도 금메달리스트가 꿈이었지만 그 꿈이 꺾어진 자리에 자신이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격투기가 있었다. 그는 결국 그걸 선택했고 그 안에서 그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본래 꿈이 백지연 같은 아나운서였지만 현실은 백화점 안내원으로 살아가던 최애라(김지원)에게 아나운서 박혜란(이엘리야)의 삶은 메이저였다. 그래서 결국 백화점을 그만 두고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면접을 보러다니던 그녀는 의외의 장소에서 자신의 가슴이 뛰는 일을 발견한다. 격투기장에서 선수들을 소개하는 아나운서. 그녀는 그 곳을 자신의 메이저로 삼겠다 마음 먹는다.



백설희(송하윤)는 꿈이 엄마다. 그래서 6년째 사실혼 관계로 사귀고 있는 김주만(안재홍)을 마치 엄마처럼 자신을 희생해가며 돌본다. 그리고 그런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할 즈음, 의외의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견한다. 자신이 담근 매실액을 블로그로 본 사람들이 주문을 시작한 것. 그녀의 엄마라는 꿈은 그래서 그 마음을 담은 음식으로 새로운 세계를 열게 된다. 물론 그렇게 스스로를 챙기기 시작하면서 김주만과의 관계 또한 회복된다.

<쌈마이웨이>의 청춘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이처럼 본래 하려던 꿈을 그대로 이룬 것이 아니다. 그들은 꿈에서 살짝 비껴난 곳에서 또 다른 꿈을 이어간다. 그것이 세상에서 보기엔 메이저가 아니라고 말할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바로 메이저라는 걸 알게 된다.

드라마는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모두 해피엔딩을 보여주지만 아마도 현실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쪼대로 살아보는 거야”라고 외치는 고동만의 목소리는 적어도 흙수저라고 꿈마저 흙수저일 수는 없다고 믿는 많은 청춘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고 사고를 쳐야 청춘”이라고 말하는 <쌈마이웨이>는 그래서 보는 내내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현실이 쉽게 허락하지 않는 그 난공불락의 저들만의 세상에서 그 바깥으로 밀려난 이들이 던지는 발차기와 외침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사는 다세대주택의 옥상에 마련된 남일바의 정경은 그래서 이 드라마가 가진 정서를 한 풍경으로 담아낸다. 어딘지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그 곳 평상에 앉아 맥주 한 잔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던 곳. 달동네의 빽빽한 집들이 밤이면 아름다운 불빛들을 배경으로 제공해주는 그 곳은 어두워도 그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들을 그대로 닮아있었다. 작은 드라마였지만 그 어떤 블록버스터 드라마보다 더 울림을 준 <쌈마이웨이>가 그러하듯이.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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