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블리가 살린 ‘동상이몽2’, 김건모·박수홍에 고개 숙인 ‘미우새’

[엔터미디어=정덕현]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는 일반인 대신 연예인을 선택했다. 일반인들의 방송 출연이 시대적 흐름이긴 하지만 또한 위험성도 그만큼 크기 마련이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논란 하나가 잘 나가던 프로그램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연예인들의 관찰카메라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잘되면 출연한 연예인이 제2의 전성기를 맞는 기회를 얻기도 하지만, 잘못되면 오히려 갖고 있던 이미지도 깎아먹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래서 관찰카메라의 특성상 제작진의 개입보다는 어떤 출연자가 나오느냐가 성패의 관건이 된다.

<동상이몽2> 섭외의 신의 한 수는 이른바 ‘우블리’라는 애칭까지 얻게 된 추자현의 남편 우효광과 이재명 시장 부부다. 이재명 시장이야 이미 지난 대선 시절부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인물이니, 그 사적인 부부의 삶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추자현의 남편 우효광은 의외의 발견이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네 시청자들은 전혀 이 인물의 매력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추자현이 푹 빠질 수밖에 없는 러블리하고 자상한 면면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우블리의 매력은 그의 추자현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모든 말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묻어난다는 점이다. 촬영을 위해 잠시 집을 떠나는 우효광이 아침부터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서투르지만 아침을 준비하는 그 모습은 특별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그 어떤 애정표현보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동상이몽2>의 우블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예능의 트렌드가 급속도로 관찰카메라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 가장 중요해진 건 ‘섭외’가 되었다. <미운우리새끼>가 초반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건 다름 아닌 철부지 아들들을 둔 어머니들의 발견이었다. 그 어머니들의 걱정 어린 시선에 동화되면서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철부지 아들들의 매력 또한 발견할 수 있었던 것.



하지만 관찰카메라 형식의 한계는 또한 그 인물들로부터 생겨난다. 똑같은 인물이라도 처음에는 호감이었는데, 자꾸만 보다보니 익숙해지고 그 다음에는 식상해지는 상황도 생겨난다. <미운우리새끼>의 김건모나 박수홍 같은 인물이 그렇다. 초반에는 그 기행(?)들이 재미로 다가왔지만 그것이 반복되자 마치 설정 같은 인위적인 느낌을 주며 애초의 매력이 사라져버렸던 것. 대신 이상민 같은 새로운 인물이 들어오면서 흥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금 현재 <미운우리새끼>는 그래서 출연자들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관찰카메라가 보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진정성 있는 매력이다. 우블리가 그러한 것처럼 어떤 말과 행동 속에 깃들인 마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때 시청자들은 그 어떤 포복절도의 웃음보다 빠져드는 재미를 발견한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관찰하는 만큼 어느 정도 보여준 후 휴지기를 갖는 건 중요하다. 익숙해지는 문제는 관찰카메라가 가진 장점이면서 단점이기 때문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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