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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4’ 이수근, 얼마나 웃기면 다시 CF를 찍었겠나
기사입력 :[ 2017-08-16 16:46 ]


‘신서유기4’는 누가 뭐래도 이수근의 예능이다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신서유기> 시리즈는 나영석 사단의 예능 중 가장 결이 다른 프로그램이다. 이들의 인장이라 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제안과 교감을 추구하는 정서적인 스토리텔링이 아예 없고, 이서진, 에릭 등 톡톡히 재미를 본 의외의 캐스팅 대신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등의 예능 선수들이 등장한다. 장르적으로도 완벽히 다르다. 나영석 사단의 모든 시리즈가 제작진이 한발 물러난 관찰형 예능인 반면에 <신서유기>는 유일하게 게임을 기반으로 한 리얼버라이어티다.

출발선과 대우도 달랐다. 나영석 사단의 모든 시리즈가 높은 기대 속에 금요일 저녁 프라임타임에 편성해 tvN의 간판으로 대접받는 데 반해 <신서유기>는 웹콘텐츠로 출발했다. 정규 편성된 후에도 일요일 밤을 거쳐 주중에서도 가장 애매한 화요일 저녁으로 옮겨 다녔다. 다시 말해, 나영석 사단을 위해 마련된 편성블록인 tvN의 금요일 밤 9시대를 벗어난 유일한 시리즈다.



그런데 이번 주 마무리된 시즌4에 이르러 변화의 조짐이 본격화됐다. 지난 시즌까지 3%대 초반에 머물던 시청률이 TNMS의 기준으로 대폭 상승해 5%대에 안착했고, 지난 1일 방송은 6%를 돌파하며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설정이나 캐스팅 모든 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게임을 하고 밥을 먹는다. 이런 게임 버라이어티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시즌3을 보면서도 재밌어 했지만 시종일관 멤버들끼리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게임을 펼치는 고전적인 리얼버라이어티는 확장성 면에서 한계가 명확했다. 10주년을 맞이한 <1박2일>이 시청률만 놓고 보면 여전히 잘나가지만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 시대를 대표하는 예능이라 말하기 힘든 이유와 같다.

실제로 <신서유기>는 <드래곤볼>과 같은 나름의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지만 볼거리는 대부분 음악 퀴즈, 고깔고깔 대작전, 의자 뺏기, 인물 퀴즈, 영화 퀴즈(초성,대사, 소리,OST) 수도 퀴즈 암전 좀비 게임, ‘자네 지금 뭐하는건가’ ‘도르마무 도르마무 거래를 하러 왔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 ‘천하제일 무술대회’ 등등 먹는 것, 자는 것을 놓고 벌이는 복불복과 기상미션으로 점철되어 있다. 시청자들은 함께 추리하고 퀴즈를 풀어가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아무 맥락 없는 왁자지껄한 게임쇼를 한 시간 넘게 보고 있자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특별한 변화 없이 시작했음에도 시즌4에서 시청률과 화제성이 급반등한 이유는 멤버 고정에 있다. 게임을 기반으로 한 리얼버라이어티는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쇼다. 게임의 승패보다 이를 풀어가는 멤버들의 호흡이 중요한 웃음 포인트다. 그렇다보니 시즌3에서 만난 멤버들이 반복 출연하면서 친밀함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시즌2부터 합류한 안재현은 ‘신미친자’로 ‘구미친자’ 은지원과 대칭구도를 이루고, 강호동과 호흡이 잘 맞은 송민호는 ‘송모지리’, 규현은 ‘조정뱅이’ ‘조아비규환’ ‘조삐에로’ 등의 별명을 얻으며 캐릭터를 갖추고 시청자들 앞에 익숙한 얼굴로 다가왔다.

원년 멤버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적절하게 변화했다. 강호동이 대표적인데, 웃음을 생산하는 캐릭터가 늘어나고 그 세대가 젊어지자 과거와 같이 동생들을 거느리고 진행하는 ‘형님 예능’ 대신 이들의 대척점에 선 소녀감성을 가진 ‘아재’ 캐릭터로 재조정했다. 덕분에 한층 젊어진 세대의 예능인들과 잘 어울리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강호동이 맡아왔던 진행과 게임의 분위기를 돋우는 윤활유 역할은 이수근이 전적으로 책임진다. 강호동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도 맞고, 이수근은 강호동과 듀오로 활약하는 패키지 멤버인 것도 맞지만 <신서유기>는 이수근의 예능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 이수근은 개인기로 웃음을 가장 많이 생산하면서도 동생들의 활약에 웃음의 스포트라이트를 적재적소에 비추고 절절히 농을 치면서 강호동을 놀리면서 캐릭터쇼의 허브 역할을 한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터지는 제작진의 웃음소리는 촬영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기발한 멘트와 발상들은 다른 출연진들에게 영감을 준다. <신서유기>에서의 활약은 스스로도 다시는 CF를 찍을 수 없을 것이라 비관하던 이수근이 CF에 다시 등장하고 있는 이유다.

<신서유기> 시리즈는 나영석 사단이 열어젖힌 예능 트렌드를 스스로 역행한다. 왁자지껄한 가운데 다 큰 어른들이 이런저런 게임에 몰두한다. 웃음 뒤에 유치함과 무의미함이 묻어나오는 옛날 방식의 예능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따스한 감정이 피어난다. 다른 나영석 사단의 시리즈가 시대적 필요를 세심하게 파악해 영민하고도 감각적으로 시대정신을 버무렸다면, <신서유기>는 뚝심과 예능인들에 대한 정으로 만든 예능이기 때문이다.



고정멤버 체제는 정서적 매력이 떨어지는 <신서유기>에 정을 붙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했다. 부제를 지옥의 묵시록으로 뽑을 만큼 보다 더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그림을 자신했던 이유다. 실제로도 별 것 아닌 작은 일도 삭발이나 번외편 제작 등의 이벤트로 이어질 정도로 커지는 꼬리를 물고 벌어지는 리얼한 상황들 속에서 웃음이 따라 나왔다. 이런 친밀함이 만들어낸 에너지는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다. 나영석 사단은 서로 가까워지는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통해 익숙한 주말 예능을 보는 것 같은 푸근함과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신서유기>마저도 꽃길 위에 올려놓았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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