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유시민·박형준, 전두환 회고록에 분노·황당

[엔터미디어=정덕현] JTBC <썰전>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의 <택시운전사> 날조 주장 논란에 대해, 이미 대법원에 의해 출판금지 판결이 난 전두환 회고록 이야기를 꺼내 조목조목 썰었다. 전두환 회고록의 33곳이 허위사실이라고 밝혀져 출판금지 처분이 됐다는 것.

박형준 교수는 그 허위사실 회고록에 담긴 허위사실들이 어떤 것들인가 간략하게 소개했다. 거기에는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반란이자 폭동’이고, ‘광주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았으며’, ‘전두환이 5.18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1980년 5월21일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직전 시위대의 장갑차에 치여 계엄군이 사망했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고 했다.

이미 광주 민주화 운동의 사실들이 다 밝혀진 상황에서 이런 내용이 버젓이 회고록에 담겨 있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박형준 교수는 이런 회고록의 내용이 담긴 것에 대해 사람은 “믿고 싶은 걸 믿는다. 자신들이 보고 싶어하는 틀에서만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프레임론에 대해서 유시민은 “그런 표현으로는 부족”하다며 이것을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는 수준”이라고 봐야 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지금 5.18관련 재판들이 많았잖아요. 범죄자로 법원이 인정해서 엄청난 중형을 선고받았으나 그 후 고 김대중 대통령이 사면해준 분들이잖아요. 자기의 범행을 부정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와서. 그러고 싶겠지. 그러고 싶으면 그냥 친구들끼리 앉아서 할 일이지 왜 책에다 그런 걸 써가지고...”

박형준 교수는 이런 회고록의 내용이 나온 것에 대해 최소한의 “역사적 인식”이 없어서 “반성의 이야기가 전혀 없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고 했고, 유시민은 역사적 인식이라는 것 자체를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또 북한군의 조작설에 대해서 박형준 교수는 “5.17 계엄령 확대에 저항해서 나온 것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며 “그러니까 광주 민주화 운동은 이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처럼 개인이 사주를 했다거나 북한군이 조작을 했다거나 이런 차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폭압에 대한 저항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운동”이라는 것.



전두환 전 대통령측의 당시 집단발포가 시민군의 선제 발포에 대한 자위권 발동 차원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 유시민은 “5월21일 계엄군의 집단발포 전까지는 시민군 손에 무기가 없었다”며 “최초로 무기 탈취가 이뤄지는 화순에 있는 파출소 무기고 탈취시간과 비교해보면 그 무기조차도 발포시간까지 도청 앞까지 도착할 수 없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미 사실관계가 다 밝혀진 사안을 덮으려는 것이기 때문에 유시민은 이것이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는 수준”이라고 했던 것이다.

박형준 교수는 “그 현장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직접 경험했다”며 “역사라는 게 기억들 간의 투쟁”이라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실제 사실의 왜곡이 이뤄지기도 한다는 것. 그러면서 “그 당시 광주에 있었던 수많은 시민들이 기억하는 것하고 계엄군의 입장에서 그 민주화 운동을 억눌러서 권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기억하고 싶은 것과 내용이 다르다”고 했다.

한편 “북한군 소행”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작년에 신동아에 했던 인터뷰 내용을 들어 그 자가당착적인 이야기의 허점을 끄집어냈다. 인터뷰 내용 속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북한군 특수군 600 명 이야기”에 “처음 듣는 얘긴데”라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는 것. 유시민 작가는 당시 전두환의 직책이 “국군보안사령관, 중앙정보부장, 계엄사령부합동수사본부장. 이 세 개를 겸하고 있었다”며 “북한군 600 명인가가 들어와서 광주에 갔으면 지는 뭐했어?”라고 질타했다.



마지막으로 박형준 교수는 회고록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전두환 측에서 ‘인권 운운’하며 했던 대응에 대해서 “가랑잎이 솔잎보고 바스락거린다”는 속담이 생각난다며 대응을 잘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이미 대중들은 광주 민주화 운동의 사실들을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 전두환 회고록의 내용들이 소개됐을 때 대중들이 황당하게 생각한 건 그래서이고,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대중들에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 것도 그래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여전히 날조라 주장하는 전두환 측에 대해 <썰전>은 그 이름값에 걸맞게 조목조목 속 시원하게 썰어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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