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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와이프’, 연예인 아내라서 욕먹는 건 두 번째 문제다
기사입력 :[ 2017-08-24 18:03 ]


‘싱글와이프’, 아내의 일탈이 이리 지루해서야 누가 보겠나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싱글와이프> 파일럿을 나름대로 재밌게 봤다. 그동안 스타 부부나 연예인 가족의 일상과 살림을 엿보는 예능 프로그램을 무수히 많이 봤고,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금수저 논란도 알고 있었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신선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연예인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익숙한 재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가족 예능의 어떠한 진보를 가져올 정도는 아니더라도 부부, 주부 시청자라는 구체적인 타깃을 설정하고 주인공을 연예인의 아내로 삼은 것은 흥미로운 도전이었다.

계획했던 대로 아내들이 육아와 살림을 벗어나 뜻밖의 휴가를 떠나는 일탈은 주부들에게 대리만족을, 남편들에게는 다시 한 번 아내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4회까지 진행되면서 아내의 일탈이 주는 쾌감은 잦아들었고, 파일럿에서 나타난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헛바퀴를 돌 듯 늘어지던 불안은 정규방송으로 넘어와서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콘셉트와 볼거리의 간극에 있다. 이 프로그램의 간판은 가족 예능으로 달아놓았지만 주메뉴는 여행 예능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에피소드 위주로 방송이 진행되는데 이를 3주 이상 늘여서 보여주다 보니 신선한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과 관심이 급격히 떨어져 버린다. 게다가 콘셉트에 맞추기 위해 유쾌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다가 후반부에 엄마, 아내의 삶과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치유하는 감정선들을 배치한다. 이를테면 육아와 살림에서 받은 스트레스, 공인의 아내로서 사는 삶의 어려움, 그리고 눈물들이 그렇다. 누군가에게 공감이 될지 모르겠으나 이런 도식적인 편집이 프로그램의 템포를 떨어뜨리고 여행 예능과 가족 예능 사이에서 모호한 정체성을 나타내는 데 일조한다.

여행 예능으로서 <싱글와이프>는 지극히 평범하다. 정보성이 강한 것도 아니고 감성적인 무언가를 전하거나 라이프스타일 제안 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내의 시선으로 떠나는 짧은 여행이기 때문에 예능적인 장치는 아내들의 캐릭터밖에 없다. 이 캐릭터의 매력과 특별함을 몇 주간 집중조명하고, 이것이 파일럿에서부터 반복되니 쉽게 지루해지는 것이다.



<싱글와이프>가 파일럿만큼 신선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문제에서 출발한다. 가정에 헌신했던 아내의 일상 탈출 ‘아내 DAY’는 콘셉트만 남고 부여한 캐릭터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다보니 어정쩡한 여행 예능이 된 것이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비글미 걸크러쉬 전혜진, 동안에 발랄하고 명랑한 대학생 같은 한수민과 의외로 사랑꾼인 박명수, 인복이 많은 ‘우아한 럭비공’ 정재은의 좌충우돌 여행기처럼 한 가지 캐릭터를 끄집어내 콘셉트를 잡고 거기에 어울리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붙여나가다 보니 주객이 전도되었고, 여행을 함께할 흥미를 쉬이 잃게 된다.

하지만 스튜디오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미 여행 결과를 뻔히 다 알고 있으면서도 수륙양용차 체험이나 페어글라이딩을 하는 전혜진을 보면서 무사하길 바라며 조마조마해한다. 여행 준비가 거의 안 되어 있는 정재은의 좌충우돌 숙소 찾는 여정은 일본에서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인데 똑같이 웃으며 감동을 느끼고, 다른 멘트들 대신 상트페테르부르크 여름궁전의 장관에 감탄하기 바쁘다. 파일럿과 배경만 달라졌을 뿐 모든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스튜디오 토크의 대부분이 여행지에 대한 감탄인 이유다.



<싱글와이프>를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연예인 가족의 예능 진출이 아니라 아내들의 일탈과 여행 예능 사이에서의 균형감이 더 우선인 상황이다. <싱글와이프>의 가장 큰 매력이자 차별 지점은 출연자들의 신선한 캐릭터다. 그런데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덜어낸 여행지에서 짧은 시간 추출한 캐릭터에 집중하고 반복하다보니 그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 예능들이 게스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정규화된 <싱글와이프>는 <미우새>를 롤모델로 삼은 가족 예능인 줄 알았는데 캐릭터를 내세운 여행 예능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인물은 아직 김병만 밖에 없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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