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에 방송지연까지, ‘병원선’의 난항 어디까지

[엔터미디어=정덕현] 순항은커녕 난파될 지경이다.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지워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갖가지 논란에 휘말리더니 이제는 MBC 파업 여파로 인한 방송지연 사태까지 벌어졌다. 5,6회가 방송되는 와중에 5회가 끝나고 짧은 중간광고가 들어간 후 6회가 방영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 중간광고 시간은 10여 분 간 이어졌고, 난데없는 각종 공익 캠페인이 그 자리에 채워졌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산불예방방법, 안전운전안내방송, 하다못해 아직도 뜨거운 여름 날씨에 눈길 안전운전, 빙판길 운전 등에 관한 공익 캠페인을 연달아 봐야 했다. 그리고 그 캠페인 하단에는 ‘방송사의 사정으로 방송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라는 공지가 떴다. 정확한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총파업의 여파가 아닌가 시청자들은 미루어 짐작했다.



당연히 드라마에 대한 몰입은 깨질 수밖에 없었다. 마침 <병원선>은 송은재(하지원)가 어째서 대학병원을 나왔는가에 대한 이유가 밝혀지던 참이었다. 외과과장인 김도훈(전노민)의 의료사고를 그냥 덮지 않아 결국 쫓겨나게 된 것. 그잖아도 성공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그녀가 갑자기 병원선으로 오게 된 이유가 궁금했던 차였기 때문에 이 장면에 대한 몰입은 클 수밖에 없었지만 드라마의 갑작스런 방송 지연은 긴장감을 흩트려버렸다.

<병원선>은 애초 그 소재가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또 그만큼 기대도 큰 작품으로 지목됐었다. 하지만 드라마 시작 전부터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하지원이 골드마크로부터 브랜드 홍보활동 불이행으로 피소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생겼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에 드리워지는 논란은 드라마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었다. 호의적으로 보는 관점과 그렇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관점은 너무나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어서 불거진 간호사 비하 논란은 그잖아도 불안한 <병원선>의 항해에 제동을 걸었다. 주인공 송은재의 캐릭터를 좀 더 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간호사의 어이없는 실수 같은 장면들이 들어갔고, 미니스커트 간호사 복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간호사들의 반발이 일파만파 커졌다.

여기에 병원선에서 손목 절단수술을 하는 시퀀스 역시 논란으로 비화됐다. 이 장면 역시 송은재의 극적인 수술성공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기 위해 다소 과하게 연출됐다. 손목 절단을 도끼로 환자의 의향도 물어보지 않은 채 잘라버리는 장면이 나왔던 것. 물론 그것이 다시 손목을 봉합수술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해도 절차가 적절했는가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 방송 지연 사고까지 겪었다. 꽤 괜찮은 소재를 가져왔지만 디테일들에서 많은 결함을 드러내면서 <병원선>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방송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현재 MBC에 드리워진 시청자들의 좋지 않은 감정까지 얹어져 거듭된 논란의 격랑은 <병원선>을 집어 삼키려 하고 있다. 이래서야 어디 드라마가 순항할 수 있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