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친구들 출연 ‘어서와’가 넘어야 할 과제들

[엔터미디어=정덕현] 독일친구들은 떠났고 이제 러시아 친구들이 온다. 과연 이 새롭게 시작하는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독일친구들이 만들어낸 이 프로그램의 기대치에 여전히 부응할 수 있을까.

사실 독일친구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거둔 성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MBC 에브리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외국인 예능이라는 트렌드를 다시금 끄집어냈다. JTBC는 <나의 외사친>을, 올리브TV는 <서울메이트>를 방영할 예정이다. 물론 외국인 예능은 JTBC <비정상회담>을 통해 그 트렌드가 다시 세워졌던 소재지만, 잠시 시들해졌던 관심을 다시금 끌어올린 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다.

독일친구들이 특별했던 건 이들의 여행 방식이 그저 놀고먹고 체험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한 한국 체험은 역사와 전통 문화는 물론이고 자연에까지 닿아 있었다. 모든 것들이 궁금하고 호기심이 많은 독일친구들은 겉핥기식의 관광보다는 좀 더 깊이 한국을 들여다보려 했다. 바로 그 부분은 우리네 시청자들조차 그들의 여행을 통해 우리가 실감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독일이 가진 역사적 사건들(이를테면 분단이나 나치즘 같은)이 우리의 아픈 역사들과 조우하는 면도 공감대를 크게 넓힌 이유 중 하나였다. 독일친구들이 서대문형무소나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 단지 그들을 구경꾼에 머물지 않게 된 것이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우리의 상황을 공감하려 했다.



이제 새로 등장할 친구들은 방송인 유지나 스웨틀라나의 러시아 친구들이다. 잠깐 맛보기로 보여준 미리보기 영상 속에서 이 러시아 친구들은 “예쁘고 귀여우면 다”라며 어디든 예쁘기만 하면 가는 소녀 감성을 보여주다가도 소주를 사서 컵에다 마시고 “물 같다”는 반전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다. 독일친구들이 무언가 무뚝뚝하지만 투박한 매력을 보여줬다면 이 러시아 친구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어찌 보면 비슷한 체험의 틀이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각기 다른 나라 사람들이지만 외국인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는 데서 오는 놀라움이나 즐거움 같은 것들이 유사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장점은 이들의 여행을 통해 그 나라 사람들이 가진 문화나 취향을 우리가 들여다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틀은 달리 보일 수 있다.

과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러시아 친구들은 독일 친구들이 만들어낸 잔상을 지우고 온전히 이들의 여행에 시청자들을 몰입시킬 수 있을까. 러시아라는 우리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는 않은 나라의 문화적 취향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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