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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이서진 최종 목표가 요리 프로그램은 아닐진대
기사입력 :[ 2017-09-30 11:08 ]


이서진도 척척, ‘삼시세끼’에 사건이 안 생긴다

[엔터미디어=정덕현] ‘없는 듯 잘 돌아간다.’ 아마도 지금의 tvN 예능 <삼시세끼>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너무 케미가 척척 맞아 돌아가는 이서진과 에릭 그리고 윤균상의 일과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단조롭다. 물론 이번 ‘바다목장’편의 초반부만 해도 ‘목장’이라는 설정이 있고, 잭슨네 살롱이 새롭게 등장해 마을 어르신들과의 교감으로 흥미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설정도 한두 번이 지나고 나면 하나의 패턴이 되어버린다.

득량도에 배를 타고 들어간 삼형제가 마을에 들어오고 어르신들과 인사를 하며 집으로 와 불을 피우고 밥을 해먹는다. 에릭이 요리를 하면 이서진은 그를 돕고 윤균상은 짬을 이용해 목장일을 한다. 그리곤 낚시를 가던가 아니면 물놀이를 한 후,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해먹고 잔다. 이것이 이들이 <삼시세끼> ‘바다목장’편이 매번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이런 단조로움이 <삼시세끼>가 가진 맛이긴 하다. 특별한 이벤트를 벌이지 않고 그저 삼시 세 끼 챙겨먹는 걸로 소일하는 그 여유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니 말이다. 하지만 특별한 일을 벌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 안에 소소하고 자잘한 것들의 특별함마저 없는 건 시청자들로서는 지루해질 수 있는 일이다.



이건 사실 너무 능숙해져서 생겨난 현상이다. 이서진이 처음 <삼시세끼>를 했을 때를 생각해보라. 그 때는 시골 삶의 모든 게 낯설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시종일관 흥미진진했었다. 게다가 이서진은 시키는 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투덜대기 일쑤였고 하는 것도 대충대충해 재앙 수준의 음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니 그 단조로운 일상이 여유로우면서도 동시에 소소한 시골 생활의 낯설음이 만들어내는 도전들이 존재했다.

그런데 지금의 이서진은 사실 못하는 게 별로 없어 보인다. 한 끼 정도는 뚝딱 해결할 수 있고 심지어 대왕소시지빵 같은 걸 만들어낼 만큼 제빵왕 서진이가 되어 있다. <윤식당>을 통해 배운 갖가지 음료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서비스해주기도 하고, 낚시나 물놀이를 할 때 배를 척척 운전하는 어부 같은 느낌마저 묻어난다. 그러니 이 모든 걸 물 흐르듯 편안하게 잘 해내는 이서진의 일상은 새롭거나 신기하거나 흥미롭다기보다는 그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에릭도 처음에는 요리는 잘 했지만 너무 느릿느릿 해서 저녁을 새벽에 겨우 먹는 일들이 종종 발생했지만 지금은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빠르게 요리를 내놓는다. 게다가 하는 요리가 거의 실패가 없고 그 요리를 먹는 이서진이나 윤균상의 리액션도 거의 일관되게 “맛있다”는 멘트 일색이다. 그가 새로운 요리들을 해내는 과정은 물론 흥미롭지만 <삼시세끼>는 요리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러니 이러한 단조로운 패턴을 깨기 위해 게스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게스트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삼시세끼> 체험이 겨우 이 프로그램의 새로운 스토리가 된다. 하지만 이건 <삼시세끼>가 보여주는 그 일상의 즐거움에서는 살짝 벗어난 재미를 추구하는 일이다. 일단 고정으로 들어가 있는 삼형제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재미가 있고 그 안으로 게스트는 말 그대로 살짝 들어오는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그 일상이 패턴화되면서 오히려 새로움을 게스트가 맡게 되었다. 게스트에 따른 재미의 편차가 나뉘는 건 그래서다.

나영석 PD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재미있는 건 보통의 일상 속이지만 그 일상을 낯설게 보여주는 맛이 있어서다. 그리고 이런 낯선 일상을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존재는 다름 아닌 출연자들이다. 출연자들이 너무 잘 해낼 정도로 익숙해지고 나면 그 곳이 득량도라고 해도 그 생활은 도시에서 우리가 사는 일상의 반복을 닮아버린다. 그것은 아마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게 아닐 것이다. 시청자들은 굉장히 큰 모험이나 도전은 아닐지라도 일상을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삼시세끼>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일 테니.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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